신작 시 |
355. 구로舊路
이영백
카페 : daum.net/purnsup
내가 태어난 집으로 찾아가는
구로舊路*가 있습니다.
물론 사람이 사는 데 새 길도 날 수도 있고,
신작로新作路가 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나는 구로가 좋습니다.
구로에는
아무나 밟아서 비틀어진 질경이도 나고,
못 먹는다고 천대 받은 비름도 자라고 있습니다.
아직도 버드나무가 자라고 있어서 그늘도 만들어 줍니다.
여름이면 시원하게 울어 주는 쓰르라미도 앉아 웁니다.
구로에는
누구나 한 번쯤 잊지 못하는 추억이 매달려 있습니다.
우물가 키 큰 나무가 구로가 있다는 것을 가르쳐 줍니다.
구로 들어가는 입구에 나를 가장 아껴 주시던
고모님 댁도 보입니다.
마치 고모가 살아 나와서 나를 안아 주기도 합니다.
구로에는 백형 집으로 들어가는 입구입니다.
중형 집으로 들어가는 대문도 보입니다.
숙형 집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모과나무도 보입니다.
구로에는
종형 집으로 들어가는 곳도, 숙부 집으로 들어가는 길도 보입니다.
구로에는 사람만 사라졌을 뿐 신작로처럼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푸른 숲/20100. 20140101. 2014년 새해에)
*구로舊路 : 옛날부터 있든 길.
(퍼 온 사진)
*2014갑오년 새해 인사 드립니다. 푸른 숲/20100.
출처 : 푸른 숲/20100
글쓴이 : 62seonsang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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