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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성인)푸른 숲 수필가·20100/청림·20100의 습작 시

[스크랩] (푸른 숲/20100습작 시)282.고초藁草

신작 시

282. 고초藁草

이영백

cheonglim03@hanmail.net

 

어려서 시골서 자란 나로서는

도회인과 달라 시골의 짚공예를 많이도 보고 자랐다네.

 

짚공예로 가장 가까운 것이

신고 다녀야 하는 짚신을 만들어야 하고,

시골 사람들이 마당에 쉬려면 깔고 앉을 자리가 있어야 하고,

남정네가 물건을 이동하려면 지게를 준비하는 데도 끈이 짚이요,

초가지붕을 가진 시골에서는

해마다 농사짓고 나서 이엉과 용마루로 지붕을 이우네.

 

집 앞 채전 밭에 개바자를 치려해도 짚이 들고,

농우를 키우려면 풀이 없는 겨울에는 여물로 짚을 쓴다네.

 

농사짓다 보면 잘 자라지 못한 볏짚으로는 땔감을 하고,

잘 자란 볏짚으로는 가마니를 치고,

멍석과 삼태기를 만든다네.

 

여자들이 삼과 누에와 목화를 키워 일감을 만들듯

남정네들은 겨울 내내 농사지은 고초藁草*로

새끼 꼬아 밧줄 만들고,

새끼 꼬아 지붕 당겨 매는 새끼 만들고,

기계로 새끼 꼬아 팔기도 한다네.

 

고초는 볏짚으로 못 만드는 것이 없다네.

비오면 도롱이 만들어 우비로도 쓴다네.

고초는 우리 시골사람들에게 없어서 안 되는 최고의 재료지.

 

(푸른 숲/20100. 20131020.)

*고초藁草 : 볏짚. 藁(볏짚 고)=稿

출처 : 푸른 숲/20100
글쓴이 : 62seonsang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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