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시 |
283. 고조목술
이영백
cheonglim03@hanmail.net
농촌에서 아버지 일하시다
허리 잡힌다고 하면 나는 얼른
집으로 내달아서
어머니 허락 받고,
술 주전자 챙기고,
술 주전자에 동동주 채우고,
쏜살같이 내닫는 곳
우리 집 묘답 다섯 마지기 논 언저리에
주전자 놓고, 김치 쪽이 든 술안주 그릇 놓고,
아버지 논 갈다 쟁기 세워 두고,
나오시길 기다리면
힘든 무논 갈다 우리 집 황소도 쉴 겸,
아버지 무논에서 나오신다.
무논 언저리 방천 둑, 논둑에
새참자리 만들었다네.
쑥 말려 횃대 불 놓고 담배 한대 재워 피우시면서
갖다 둔 동동주 백자 사발을 한 잔 들이키시고,
고조목술* 맛보시면서
안주가 부실하다하여
오후 새참에는
도랑물에서 잡은, 오만 잡고기 매운탕으로
고조목술
백자 사발에 부어 드시면
아버지 일하시는 것에
만고 회포를 다 푸신다네.
(푸른 숲/20100. 20131021.)
*고조목술 : 술 주전자에서 갓 짜낸 술.
출처 : 푸른 숲/20100
글쓴이 : 62seonsang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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