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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성인)푸른 숲 수필가·20100/청림·20100의 습작 시

[스크랩] (푸른 숲/20100습작 시)161.갑화

신작 시

161. 갑화

이영백

cheonglim03@hanmail.net

 

온다, 온다. 갑화*가 온다.

간다, 간다. 갑화가 간다.

주르르∼달려가다 사라진다.

확 나타났다가 뭉친다.

불덩이가 가면서 작은 불덩이를 흘리고 간다.

유영遊泳이 춤춘다.

 

멀리 도랑가 나무 사이로

갑화가 온다. 갑화가 간다.

가다가 사라지고, 다시 나타나서 뭉친다.

가면서 불덩이를 흘리고 다시 뭉쳐 큰불덩이가 된다.

갑화를 잡으러간다.

그곳에 이르면 아무것도 안 보인다.

도깨비불 놀음에 속고 만다.

 

간다, 간다. 도깨비불 잡으러 간다.

장정이 모여서 도깨비불 잡으러간다.

아무도 도깨비불 잡지 못한다.

갑화가 사람을 놀린다.

 

멀리서 보면, 단체로 갑화를 보면

저절로 갑화 속으로 빨려들어 간다.

갑화는 우리를 비웃는다.

갑화는 도깨비불이다.

도깨비불은 도깨비가 만든다.

가까이 혼자가면 도깨비에게 홀린다. 갑화에 홀리고 만다.

(푸른 숲/20100. 20130620.)

*갑화(-火) : 도깨비불.

출처 : 푸른 숲/20100
글쓴이 : 62seonsang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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