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서수필 5 : 또 천 년의 달빛 흐르는 형산강 |
62. 남천과 흥륜사
이영백
남천 가 오릉 건너편 “흥륜사지(興輪寺址)”는 신라에서 가장 먼저 지어진 절로 불교를 전파하기 위해 온 고구려 승려 “아도(阿道)”가 지은 것이라 한다. 신라는 귀족사회 국가이다. 늘 힘없는 왕권(화백제도 실시로 단 한 명이 반대해도 무산되는 운영방법)은 휘둘리고, 왕권은 유명무실하다. 국가운영에 맹점이 되기도 한다. 강력한 왕권이 필요하다.
신라 13대 미추왕이 절을 짓도록 허하였다고 하나 창건 연대가 정확하지 않다. 규모가 작고, 검소하여 초가 짓고 불법을 강연하는 정도였다. 미추왕이 죽자 절은 폐허가 되었다. 오랜 후에 23대 법흥왕 14년(527)에 박이차돈의 순교로 다시 짓기 시작하여 진흥대왕 5년(544)에 완성하였다. 진흥왕은 이 절을 “대왕흥륜사”라 명하고 백성들이 중이 되는 것을 허락하였다. 왕도 만년에는 삭발하여 “법운”이라는 법명을 받고, 주지가 되었다.
불국사와 석굴암을 창건한 김대성(金大城)이 전생에 밭을 보시한 절이 흥륜사이고, 김현(金現)이 호랑이와 인연을 맺었다는 절이기도 하다. 흥륜사지에는 금당, 탑, 좌경루, 남문, 강당 등과 보현보살의 벽화도 있다. 발굴조사가 1972년과 1977년 6월에 실시되어 금당지, 회랑지, 경루지, 쌍탑지와 연못 터가 확인되었다.
흥륜사에는 동쪽 벽에 “아도, 이차돈, 혜숙, 안함, 의상”, 서쪽 벽에 “표훈·원효·혜공·지장·사파”의 상(像) 등 신라 10성을 모셔 놓았다. 금당지 앞에는 8각 탑지와 서쪽의 경루가, 이를 둘러싼 회랑지의 규모로 조사되었다. 흥륜사의 남문은 “길달문”이라고 불렀는데, 귀신인 “길달(吉達)”이 지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그러나 신라 말 반란군에 의해 불탄 것을 54대 경명대왕 5년(921)에 다시 지었으며, 조선시대에 화재로 불타 폐사되어 폐허가 되고 말았다. 지금의 흥륜사는 1980년대에 새로 지은 절이다.
이곳에서 출토된 인면문(人面紋) 와당(瓦當)은 “신라의 미소”라 일컫는 미소 짓는 얼굴을 수막새에 조각한 것이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으로 반출되었다가 1972년 국내로 환수되어 “국립경주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
나중에 신라는 호국불교가 되면서 동쪽들판에 황룡사, 서쪽 흥륜 들판 남천 주변을 주어 흥륜사로 호국불교(護國佛敎)의 양대 사찰이다.
(20220710.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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