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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서수필 4

(엽서수필 4) 수그사이 환희 제10부 돈벌이의 환희 85. 첫 월급 받다

엽서수필 4 : 수필과 그림사이, 그 환희

제10부 돈벌이의 환희

85. 첫 월급 받다

이영백

 

 어려서부터 여러 번 돈 벌어보았지만 직장 얻어 봉급받기는 초교 교사가 되고, 1973년 5월 17일 수요일이 처음이다. 수업 마치고 나니 경리담당 1학년 B선생님이 포항농협에 가서 찾아왔다. 선생님 각자 수령할 봉급의 잔돈까지 정확히 헤아려 봉급명세서를 붙인 봉투를 나누어 주었다.

 봉급 명세서에서 봉급은 ① 본봉, ② 직책수당, ③ 육성회비 등 항목이 전부였던 시대다. 상여금이니, 정근수당이나 급량비 등은 아예 항목도 없던 시절이다. 그러나 적은 금액의 봉급일지라도 공제할 항목은 많았다. ① 소득세, ② 연금기금, ③ 교직원공제회비, ④ 국민저축 공제비, ⑤ 교원연합회비, ⑥ 새교실(교육자료) 책대, ⑦ 친목회비 ⑦ 군내친목회비 등으로 있다.

 국가에서 봉급 줄 때 호봉을 책정한다. 1973년 5월 2년제 교육대학을 졸업하면 구 호봉제로 29호봉을 받는다. 교사의 호봉은 학력, 경력, 자격에 따라 정해진다. 학력은 초6년, 중고6년, 교육대2년 등 14년이요, 경력은 처음 시작이라 0.1개월이다. 자격은 주임교사, 교감, 교장이면 직책수당이 붙는다. 초임 교사에게는 그냥 본봉, 육성회비가 전부일 뿐이다.

 국가에서 주는 초임 교사에게는 금27,000원이 전부다. 거기에서 각종 공제하고 나면 25,000원 정도가 남는다. 이를 받아 하숙비 3,000원을 빼고 나면 한 달 받는 월급이 고작 22,000원이다.

 이제 교양비 1,000원, 하복비 7,000원, 이불 값 5,000원, 첫 봉급 받은 기념품(형수 4, 누나 4) 미역 대각 4,000원 등을 제하고 나니 고작 저축할 돈이 5,000원만 남았다.

 1973년 5월 대한민국 별정직 공무원 교사는 초급대학 2년제 나와 첫 봉급 사용처와 잔액을 밝힌다. 앞으로 돈을 어떻게 불려야할까 고심한다.

 비교로 당시 5급 을직(오늘날 9급 공무원)은 본봉이 5,500원 하던 시절이다. 교사 봉급이 그래도 첫 월급치고는 당시로서 많이 받은 것이다. 그러나 1년에 1호봉 급료인상금액은 1년 승급 당 300원이니 참 요원하다.

 고교 다닐 때 매년 1월 1일자 신문에 보면 공무원(교사, 일반직, 경찰, 소방공무원 등)임금을 보고 비교하여서 안다. 우리나라 공무원 박봉이다.

 그럼에도 초교교사 첫 봉급이 금이만 칠천 원이니 당시로는 파격적이다.

(20220210. 목. 문화재방재의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