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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서수필 3/미늘

(엽서수필 3) 미늘 49. 제3차 화폐개혁하다

엽서수필3 : 일흔셋 삶의 변명 “미늘”

49. 제3차 화폐개혁하다

이영백

 

 혁명정부가 들어서고 사회가 변하였다. 가장 직접적인 일은 당장 매일 사용하는 돈을 바꾸는 “화폐개혁”을 한 것이다. 화폐개혁을 한다는 것은 정치ㆍ사회적으로 가장 파장이 많은 일인데도 혁명정부는 1961년 5월 16일 혁명하고 다음해 6월 10일에 감행한 일이다. 혁명정부는 첫째 부동자금의 산업자금화였고, 둘째 퇴장자금을 반출하여 국가에 활용하려는 뜻이었다.

 우리나라는 일제침략기 전부터 현재까지 세 번째 화폐개혁을 하였다. 1차 화폐개혁은 1905년 일본인 재정고문 메가타가 우리의 재정과 화폐를 장악하기 위해 화폐개혁을 단행하였다. 일본화폐인 “제일은행권”이 법화로 공식인정 받았다. 한국화폐 단위를 “元”에서 “圓”으로 바꾸어서 신 화폐와 2:1로 교환하여 주었다. 2차는 1953년 2월 17일 6ㆍ25전쟁 중에 남발된 통화와 그에 따른 인플레이션을 수습하려는 조치로 “圓”에서 “환”으로 변경하여 100:1로 시행하였다. 3차 화폐개혁은 “환”에서 “원”으로 바꾸었다. 혁명정부가 10:1로 시행하였다.

 특히 경제개발 5개년계획을 발표하면서 1962년 6월 10일 초교 6학년 때였다. 학급회비 250환을 가지고 있었는데 셋째 형님이 대신 화폐교환을 해 준다고 하여 드렸다. 저녁에 가져온 돈은 “25원”이었다. 250환이 25원으로 요술처럼 줄어져서 둔갑하고 말았으니 “세상에 이런 일을 어찌 설명하겠느냐?”고 밤새 울었다. 돈 바꿔준 셋째형만 애먼 하게 만들었다. 아무리 설명하여도 못 알아들었으니 그때 셋째 형님은 기가 찼을 일이다. 학교 가서 선생님께 여쭤보니 “그래, 잘 바꿨다. 바꿔야 또 학급을 위해 사용할 수 있지.”라고 하였다. 그제야 안심하였다.

 시대가 많이 변하긴 하였나 보다. 종이돈 ㆍ 동전에서 수표로 확장 되었다. 또 전자화폐로 변화하면서 돈을 손에 쥐어 보지도 않고 상거래나 경제활동이 되고 있으니 참으로 격세지감이 든다. 요즘은 가상화폐로 비트코인까지 나오고 있다. 화폐, 그 편의성은 어디까지 발전할 것인가?

 내가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 1962년 제3차 화폐개혁이 있었다. 초교 6학년 6월 10일이었으니 까마득한 세월이 흘렀네. 그 시대를 지나 온 것이다.

 초교 다니던 때 그렇게 변화가 많았다. 빨간 돈 1원짜리로 전차를 탔다.

(20210515. 목. 스승의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