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림산문 |
1759.톱 2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나무를 자르는 데만 사용하는 톱이 있는가 하면,
집에서는 모시나 삼을 삶는데 이 도구가 있었다.
모시나 삼을 끝 부분을 잇는데 그것을 긁어 훑는 도구도 톱*이라 한다.
우리 집에서는 모시는 구경 잘하지 못했지만,
삼은 해마다 농사를 많이 짓는다.
삼은 껍질을 이용하여 삼베도 짜지만
그 속살 하얀 알맹이를 재랍이라고 하여
아버지 집을 지을 때 지붕에다 초벌로 이는데 쓴다.
삼 삶는데 사용하는 톱의 모양이 재미나다.
도구는 도구인데 별 구성이 필요 없다.
그냥 두터운 쇠붙이에 무딘 칼날에 손잡이인 나무가 달린 것뿐이다.
그러나 그 도구가 참 편리하다.
삼 잇는 것을 삼 삶는다고 하는데 여성으로서는 고욕이다.
낮에는 논밭 일을 하고, 밤이 오면 방안에서 삼을 삶아야 한다.
어머니, 형수, 누나들이 아무런 부끄럼 없이 허연 속살을 내놓는다.
왜냐하면 그 다리 살이 나온 피부 위에다 삼을 비벼야 잇기 때문이다.
삼을 삶는다는 것은 누구나 허연 다리를 무릎 위까지 드러내 놓는다.
게으른 며느리 삼가랑 수만 헤아린다.’는 말이 있듯
삼 밑동을 하얗게 속살이 나오도록 톱으로 긁어 훑는다.
그리고 한 밤이 지나도록 기지개를 켜면서 삼을 잇는다.
새댁은 신랑이 기다리는 데도 시어머니는 보내주질 않는다.
(청림/20100. 20171126.)
*톱 : 모시나 삼을 삶을 때 그 끝을 긁어 훑는데 쓰는 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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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泳 伯 (1950∼) 경주産. 대구거주. 호 靑林. 필명 청림숲힐.
●교육자 ●교육행정가 ●보학가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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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학교교육대학원 교육학석사/○차성이씨중앙대종회 사무총장
현) e이야기와 도시 대표/ 현) 영남이공대학교 50년사 편찬위원
●2012년 월간 한비문학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수상으로 수필가 등단
○한국한비문학회 회원/○수필과지성문학회 부회장
●제6회 한비신인 대상 수상(2012년 12월)
●LH ․ 여성동아 공동 에세이 공모전 동상 수상(2013년 1월)
●매일신문사 제1회 매일시니어문학상 논픽션 우수상 수상(2015년 7월)
●매일신문사 제2회 매일시니어문학상 수필 특선 수상(2016년 7월)
●제10회 한비 작가상 수상(2016년 11월)
●DGB 50주년 스토리공모전 우수상 수상(2017년 9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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