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림산문 |
1505.장작長斫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전 근대시대 시골에서는 연료인 땔나무가 걱정이었다.
집에만 하여도 머슴이 셋 있었는데,
큰 머슴은 칠십 리 산속으로 가서 물거리 등을 해 오고,
중머슴은 삼십 리 길에 가서 일년초를 베어 왔지.
꼴머슴은 나보다 한 살 아래지만 내가 서당이나 학교 다녀와서
풀 베고, 앞산에 가서 낙엽이라도 끌어 와야만 했다.
땔나무 중에 불쏘시개로 쓸 최고는 바로 소나무의 잎인 솔잎이지.
그러나 무엇보다 오랫동안 불기운을 유지하는 데는
바로 굵은 나무를 쪼갠 장작長斫*이지.
땔감으로 가장 좋은 장작은 통나무를 베어 와야지.
말린 통나무를 적당한 길이로 잘라 두고,
머슴들이 저녁 먹고 등불 밝혀 두고 장작패기 내기를 한다.
힘이 펄펄 넘치는 중 머슴이 도끼를 들면
큰 머슴이 아예 말리고, 장작패기 시범을 보인다.
뒤 곁 모탕이 설치되어 있고, 잘 갈아 둔 도끼가 즐비하다.
셋째 형이 장작패기 심판으로 나섰다.
장작을 가지런히 실수 없이 잘 쪼개지면 이기는 것이다.
장작패기에서 지면 벌칙으로 막걸리를 사는 것이었다.
큰 머슴이 장작패기로 이겼지만 정작 술값은 셋째형이 내었다.
장작이 가지런히 쌓인 집 보면 밥 안 먹어도 배가 부르다고 했다.
(청림/20100. 20170313.)
*장작長斫 : 통나무를 쪼개 만든 길쭉길쭉한 땔나무.
*작斫 : 斤변에 石. 쪼갤 작, 찍을 작, 베어낼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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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泳 伯 (1950∼) 경주産. 대구거주. 호 靑林. 필명 청림숲힐.
●교육자 ●교육행정가 ●보학가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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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학교교육대학원 국어교육전공 교육학석사
○차성이씨중앙대종회 사무총장
현) e이야기와 도시 대표
현) 영남이공대학교 50년사 편찬위원
●2012년 월간 한비문학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수상으로 수필가 등단
○한국한비문학회 회원
○수필과지성문학회 부회장
●제6회 한비신인 대상 수상(2012년 12월)
●LH ․ 여성동아 공동 에세이 공모전 동상 수상(2013년 1월)
●매일신문사 제1회 매일시니어문학상 논픽션 우수상 수상(2015년 7월)
●매일신문사 제2회 매일시니어문학상 수필 특선 수상(2016년 7월)
●제10회 한비 작가상 수상(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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