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림산문 |
1370. 옥외등屋外燈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아버지, 아버지는 좋은 일을 많이 하셨다.
좋은 일이란 돈 드는 일이 아니며,
어쭙잖은 일이지만,
동네 도랑의 풀을 걷어 치워주고,
도랑 건너는 징검다리 돌이 멀면 사이에 하나 더 놓아 주는 일이다.
우리 집은 외딴곳이다.
친구라고 없는 외딴집이다.
들판 가운데 외로운 집이었다.
아버지 방에 켜는 기름은 아끼시면 서도,
저녁 일곱 시면 불을 끄라고 하신다.
그러면서도 유독
집 앞에 옥외등屋外燈*은 밝히시란다.
시골 길 잃은 사람 등댓불처럼 기준을 삼으라고,
마치 등댓불처럼 밝히셨다.
어느 한밤에 사람이 느닷없이 찾아왔다.
비가 오는데 길을 잃어 헤매다가 옥외등의 불빛을 보고 찾아왔단다.
아닌 밤에 홍두깨라고 한밤 마당에 불을 밝히고,
부산하게 그 밤손님을 위해 밤참을 준비하고 술상이 나갔다.
아버지 못 말리신다.
왜 옥외등을 밝혀서 밤중에 손님까지 치르게 만드시는지.
아버지는 손님이 들어오셨다고 좋아 하셨다.
사랑채에는 밤새 이야기가 사라지지 않았다.
옥외등 덕을 톡톡히 본 그 사람은 나중에 인사차 또 들려 주셨다.
(청림/20100. 20161026.)
*옥외등屋外燈 : 집 밖에 켜는 등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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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 온 사진)
*현대의 옥외등(屋外燈)
*옥외등(屋外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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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泳 伯 (1950∼) 경주産. 대구거주. 호 靑林. 필명 청림/20100.
●교육자 ●교육행정가 ●보학가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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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전공 교육학석사
○차성이씨중앙대종회 사무총장
현) e야기와 도시 대표
현) 영남이공대학교 50년사 편찬위원
●2012년 월간 한비문학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수상으로 수필가 등단
○한국한비문학회 회원
○수필과지성 창작아카데미 수료
●매일신문사 제1회 매일시니어문학상 논픽션부문 우수상 수상(2015년 7월)
●매일신문사 제2회 매일시니어문학상 수필부문 특선 수상(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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