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차성인)푸른 숲 수필가·20100/청림·20100의 습작 시

[스크랩] (푸른 숲/20100습작 시-ㄷ)557.동월冬月

신작시

557. 동월冬月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생나무 울타리도 겨울엔 옷을 벗어 놓고,

겨울밤이 되면 맨살 나뭇가지에 스산한 바람이 흔들어 대고,

동월冬月*이 옷 벗은 나무 그림자를 만든다.

 

아무도 없는 겨울밤의 달은 친구도 없어

잠자던 개를 깨워 짖도록 만들면

밥 먹여 주던 주인이 시끄럽다고 핀잔을 준다.

밥값 하려던 개는 멋 적어 차갑고 밝은 달만 쳐다본다.

 

사랑채 주인이 담배 한대 피어 물면

겨울밤의 달이 창호지 문 위에 동양화를 퍼질러 놓고,

담배 연기로 한 폭의 작품을 완성한다.

밤바람이 창호지 문풍지를 다르르 떨게 하여

밤바람 찬바람 우는 소리 듣기 싫어 다시 열어 닫는다.

 

동창東窓 있는 초당에 머슴들이 일 하는데

동창 높은 곳에 창과 검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이를 바라본 작은 머슴이 무서워

바깥에 있는 화장실에 소피보러 못 나간다.

큰 머슴이 핀잔주니 무서워서 달달 떨며 밖으로 나간다.

생나무 울타리가 날개 짓을 하니 소피보던 작은 머슴이

허리춤도 못 묶고 그대로 초당 방으로 줄행랑치네.

 

긴긴 겨울밤에 달은 밝게 비추이면서 무서움을 주네.

겁내하는 가족들이 동월을 무서워하네.

겨울밤의 달은 밝아도 왠지 자꾸 무서울 뿐이다.

 

(푸른 숲/20100. 20140724.)

*동월冬月 : 겨울밤의 달.

-------------------

(퍼 온 그림)

 

 

 

 

 

 

 

 

 

 

 

 

 

출처 : 푸른 숲/20100(수필가 이영백)
글쓴이 : 62seonsang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