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시 |
316. 과객過客
이영백
cheonglim03@hanmail.net
시골 외딴 우리 집에는
늦가을 추수가 시작되면
과객過客*이 과객질하려 들어온다네.
보통 두서넛 분으로 사랑채에서 밥 먹고,
하릴없으면 일 도우고,
밤에는 세상 돌아가는 말동무 하고,
아버지 창唱 들을 사람이 필요 하고,
과객들이 사랑채에 머문다네.
또, 여름에는 무전여행 대학생들이 들리고,
겨울에는 꿀 파는 아주머니들이 들리고,
철도 없이 방물장수들이 물건 팔러 들리고,
우리 집은 객사客舍 역할을 톡톡히 하였지.
글 깨나 하는 과객은 한 달도 좋고,
아버지 말동무, 창 친구로
세상 돌아가는 세월을 엮어서 시간을 흘러 보내었지.
과객들 밥·술을 대접하고,
집안 일 도운 사람에게는 마치 품삯처럼 노자도 드리고,
지나가는 스님에게는 후세를 위하여 쌀 시주도 듬뿍하고,
그래 그런지 아버지는 사흘 감기 하시고,
숙형叔兄 혼자 앉혀 두시고 일흔여섯에 고종명考終命 하셨네.
(푸른 숲/20100. 20131123.)
*과객過客 : 지나가는 손.
*과객질 : 노자路資없이 다니는 나그네 노릇.
(퍼 온 사진)
출처 : 푸른 숲/20100
글쓴이 : 62seonsang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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