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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성인)푸른 숲 수필가·20100/청림·20100의 습작 시

[스크랩] (푸른 숲/20100습작 시)316. 과객過客

신작 시

316. 과객過客

이영백

cheonglim03@hanmail.net

 

시골 외딴 우리 집에는

늦가을 추수가 시작되면

과객過客*이 과객질하려 들어온다네.

 

보통 두서넛 분으로 사랑채에서 밥 먹고,

하릴없으면 일 도우고,

밤에는 세상 돌아가는 말동무 하고,

아버지 창唱 들을 사람이 필요 하고,

과객들이 사랑채에 머문다네.

 

또, 여름에는 무전여행 대학생들이 들리고,

겨울에는 꿀 파는 아주머니들이 들리고,

철도 없이 방물장수들이 물건 팔러 들리고,

우리 집은 객사客舍 역할을 톡톡히 하였지.

 

글 깨나 하는 과객은 한 달도 좋고,

아버지 말동무, 창 친구로

세상 돌아가는 세월을 엮어서 시간을 흘러 보내었지.

 

과객들 밥·술을 대접하고,

집안 일 도운 사람에게는 마치 품삯처럼 노자도 드리고,

지나가는 스님에게는 후세를 위하여 쌀 시주도 듬뿍하고,

 

그래 그런지 아버지는 사흘 감기 하시고,

숙형叔兄 혼자 앉혀 두시고 일흔여섯에 고종명考終命 하셨네.

 

(푸른 숲/20100. 20131123.)

*과객過客 : 지나가는 손.

*과객질 : 노자路資없이 다니는 나그네 노릇.

(퍼 온 사진)

 

 

 

 

 

출처 : 푸른 숲/20100
글쓴이 : 62seonsang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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