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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성인)푸른 숲 수필가·20100/청림·20100의 습작 시

[스크랩] (푸른 숲/20100습작 시)308. 공관空罐

신작 시

308. 공관空罐

이영백

cheonglim03@hanmail.net

 

1957년 초등학교를 입학하고

1학년이라고 목조 기와지붕 교실에서 공부하였다네.

2학년이라고 조금 컸다고 기어이 깡통지붕 교실에

신발 신은 채 들어갔네.

3·4학년이 되어서 목조교실에 들어갔고,

5학년 1961년 다시 깡통지붕 교실에 들어갔네.

6학년이 되어서 최고학년이라고 블록지붕 새 교실에서 마감하였네.

 

여름 공관空罐*으로 지붕 덮은 교실에 들어가면,

단층이라서 소나기가 올 때면,

소낙비 소리 따닥따닥 소리에 아무것도 들리지 아니하여

그저 구구단이나 소리 높여 외었지.

아니면 누군가 노래 부르면 그냥 따라 합창하였다네.

 

우리는 이런 교실에서 공부하였다네.

심지어 교실이 부족하여

마을마다 동사무소를 찾아다니면서

공부도 하였다네.

 

교실이 부족하여 저학년 때는

오전 반, 오후반으로 나누어 학교를 다녔고,

일시적으로 교실이 없을 때는

연못으로, 거랑 가로, 소나무 단지로 현장교육도 하였다네.

 

공관교실에서 공부하였으므로

빈 깡통에는 든 것 없이 시끄럽다고 핀잔만 들었다네.

 

(푸른 숲/20100. 20131115.)

*공관空罐 : 빈 깡통.

출처 : 푸른 숲/20100
글쓴이 : 62seonsang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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