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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성인)푸른 숲 수필가·20100/청림·20100의 습작 시

[스크랩] (푸른 숲/20100습작 시)276.고우苦雨

신작 시

276. 고우苦雨

이영백

cheonglim03@hanmail.net

 

비가 오네.

하염없이 비가 오네.

농사짓는 농부들 비오는 비 맞이를 톡톡히 하네.

짝 가래 들고 논에 물 잡아 모내기도 하고,

가물어 밭고랑에 먼지 펄펄 날리다가

고우苦雨*가 오면

때 아닌 때를 만나 농사를 시작하네.

 

비가 오네.

오는 비는 축축이 한 댓새나 오면 좋지.

비가 오네.

무논에도 비가 오면서 물 방구를 만들어

퐁퐁퐁 물거품을 만드네.

푸른 채소밭에도 비가 오면서 잎사귀를 만지면

간지럽다고 팔랑팔랑 고개를 저으며

때 아닌 궂은비에

대자연에 생기가 도네.

 

비가 오네.

오는 비가 온다면 석 달 열흘이나 왔으면 좋겠네.

농사철 비가 오면 농사가 시작이네.

때 아닌 궂은비라도 자꾸 내리면

우리는 비 맞고 농사짓네.

오는 비, 고우라도

한 댓새 왔으면 좋지.

하염없이 오는 빗속으로 농부들 농사를 짓네.

 

(푸른 숲/20100. 20131013.)

*고우苦雨 : 때 아닌 궂은 비.

출처 : 푸른 숲/20100
글쓴이 : 62seonsang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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