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서수필 4

(엽서수필 4) 수그사이 환희 28. 큰형 돌아가시다

청림수필작가 2021. 11. 2. 00:03

 

엽서수필 4 : 수필과 그림사이, 그 환희

28. 큰형 돌아가시다

이영백

 

 큰형은 셋째형이 너무 일찍은 나이인 65살에 돌아가시니 겁이 덜컥 난 모양이다. K대학교종합병원에 진단하여 후두암이라는 것을 진단받자 수술 날짜를 바로 받아 놓았다. 내가 대학 근무 중이던 때 수술 후에 연락이 왔다. 병명도 말씀하지 않으면서 셋째형이 후두암으로 돌아가신 것에 너무 겁이 난 것이어서 그렇게 진행하였던 모양이다.

 수술 받고 고향으로 내려갔다. 선산이 있는 곳에 암자 하나가 있다. 산 속 암자로 찾아가서 수술을 회복하고, 요양하고 있다. 큰형이 큰 수술을 하였으니 둘째형, 넷째형, 막내인 나까지 모두 모였다. 게다가 큰누나, 셋째누나, 넷째누나 등 매형들, 사촌누나들까지 모두 암자에 찾아 들었다.

 수술이 끝나고 수술이 잘 되었다고 산속암자에서 지냈다. 사람이 아팠다가 수술하면 회복을 빨리하고, 영양을 보충하여 원기를 회복하는 것이 필수일 것이다. 그렇게 형제, 자매, 사촌들까지 건강회복을 모두 기원하여드렸다. 큰형은 그때가 일흔 하나이었다. 종심하고 하나였다.

 토요일 오후 전화벨이 울리면서 수술하신 큰형이 갑자기 그만 돌아가시고 말았다고 전한다. 이건 무슨 해괴한 결과인가? 수술이 잘 되어 건강이 회복 중에 있었는데 수술 달포 만에 속절없이 돌아가시고 말았다. 참 알지 못할 일이다. 집안의 대들보가 내려앉았다. 그래서 장례를 치렀다.

 원인을 분석하여 보았다. 내가 고교 1학년 때인 1968년 때 소다를 장복하여 위가 손바닥만치 구멍이 났다. 그때 위 수술하여 자연생명을 이어 왔던 것이다. 문제는 과거 수술한 병력을 의사에게 밝히지 아니하였고, 급한 마음에 덜컥 대수술을 하고 말았던 것이다. 사전에 수술한 내용을 안 밝힌 이유로 급하게 돌아가고 말았던 것이다. 바로 수술로 면역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아뿔사! 그렇게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수술을 결정하여야 하는데 앞뒤생각 없이 덜렁 결정한 것이 잘못된 일로 연결된 것이다.

 셋째형이 예순다섯에 수술하지 않아서 자연생명을 단축하였으며, 큰형은 수술하지 말았어야 자연생명을 더 연장할 수 있었는데 어찌 두 분이 반대로 하였으니 결과는 모두 돌아가시고 말았다. 판단이 이렇게 중요하다.

 사람 건강은 스스로 건강을 해친 결과이다. 운동과 식이요법과 약물치료를 병행하여야 함이 당연한데 그러지 못한 것이 원인이다. 참 애달프다.

(20211102. 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