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서수필 2) 제6부 인생을 뒤집다 63. 나를 찾다
“40년 만에 다시 오른 마을뒷산 계룡산” |
제6부 인생을 뒤집다
63. 나를 찾다
이영백
이제 종심하고 둘인데 나이 듦에 슬퍼할 일도 아니다. 나이 듦에 수필로 나의 생을 노래하고 자평하며 반성하고 뒤돌아보는 계기가 되어 즐거울 뿐이다. 잘 살고 못 산 것은 모두 자신의 능력유무에 달렸던 것이다.
비록 나이 듦에 슬퍼하거나 노할 것이 아니라 그만큼 많은 지혜를 획득하여 담아 둔 마대 포대기가 된 것이다. 살아 온 햇수만큼 삶의 지혜를 그만큼 그러모았으며 재활용할 수 있어서 좋을 뿐이다.
물론 나이 듦이 자랑일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스스로 천덕꾸러기는 더더구나 아니다. 삶이 지난했던 만큼 많은 경험과 노하우를 반복하여 획득한 것이 마치 인공지능(AI)처럼 되어 가고 있을 뿐이다. 누가 그랬다. 길 찾아 가는데 내비게이션 만큼 훌륭한 것이 없다고 하였다. 그러나 인간내비게이션도 결코 부족함이 없다. 인공지능은 인간이 만든 데이트 입력으로 생성되겠지만 인간은 스스로라도 잘 입력된 훌륭한 개체이기 때문이다.
나이 듦은 인간의 자연시간의 측정이며, 누구나 겪어야 하는 통과의례일 뿐이다. 태어나고, 돌하고, 입학하고, 졸업하며, 성년식하고, 결혼하고, 또 출산하고, 병들고, 아프고, 죽는 것은 인간이면 통과의례를 거쳐야 하는 것이다. 이는 단순 무식하더라도 모두 알고 있는 기정사실이다.
나의 인생도 돌아보는 기회를 만들면 그렇게 쉽사리 살아오진 못한 인생이기도 하였다. 이제 과연 돌아보니 스스로 일을 만들어 해결하고 배밀이 하는 인생으로 살아오지 않았든가? 태어날 때 흙수저가 어찌 금수저 흉내를 낼 수 있단 말인가? 돌아보니 그 고난의 행군이 막장 드라마로 치닫고 있을 뿐이다. 결코 내 인생이 순부더니 하지는 못하였다. 복잡한 미 ㆍ 적분 에 얽기고 설긴 지난한 인생이었다고 자평할 뿐이다.
인간의 삶은 본디 복잡다단하다. 그러나 삶의 노하우는 결코 긍정적이었다는 것이다. 아무리 어려운 일이 닥치더라도 눈물 흘리면서 울고 있을 순간순간은 없었던 것이다. 눈물 흘릴 시간이 되면 그것을 막으려고 스스로 딴 일을 생각하고 새로 계획할 일을 찾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 석가의 “생노병사(生老病死)”는 우연이 아니며, 종교를 떠나 너무 당연한 인간에게 주어진 풀지 못하는 쇠사슬일 것이다.
(20201114. 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