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서수필 2/4다마 계룡산

(엽서수필 2) 36. 공원에서 만난 사람 2

청림수필작가 2020. 9. 27. 00:52

“4다마 계룡산

36. 공원에서 만난 사람 2

이영백

 

 내가 사는 주변에 상업고경영정보고로 급기야는 인문계 고등학교로 정체성까지 바뀌어 교명도 “J고등학교라고 하였다. 물론 그 학교를 알게 된 것은 만학으로 사범대학 다닐 때 교생실습을 하였던 학교이었다. 뿐만 아니라 근무 중에 입시 홍보하러 자주 들리고 그 학교에 근무하던 체육선생인 한 살 아래 G선생을 만나게 되었다.

 G선생과는 토요일 오후나 일요일이면 근교 등산을 주일마다 함께 하기도 하였다. 게다가 방학이면 함께 어우러져서 중국 백두산(白頭山) 등척과 달문을 다녀왔다. 뿐만 아니고 여름방학 때는 일본 오오사카(大阪), 나라(奈良), 교토(京都) 함께 여행도 하였다. 이어서 베트남 하노이(河內), 하롱(下龍)베이 등에도 함께 다녀왔다.

 체육교사를 하였으니 동창회 체육대회가 개최되면 꼭 나까지 초청하여 준비된 음식으로 술 한 잔 하곤 하였다. 마치 내가 그 학교 동창회원이 된 듯 착각할 정도로 매년 초청되어갔던 것이다.

 이러저런 사연으로 굳이 함께 하였다. 어느 날 야싯골공원에 거닐고 있는데 퇴직한 G선생님이 야싯골공원에 교직에 근무한분들과 올라와 있었다. 어찌 그리도 반가워하던지 그날 평소에 알던 선생님, 모르는 선생님까지도 소개를 받고 확장된 도시친구가 새로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이 모두가 퇴직하고도 야싯골공원이 있었기에 재회의 기회를 얻은 것일 게다. 남자들은 만나면 한 잔이요, 모이면 술판이니 그날도 대구 KBS골목이 시끌시끌한 사연을 만들었다.

 사람은 만나고 만나면 술판을 만들고 주거니 받거니 흥청망청 붓고 마시는 즐거운 공동의 사회생활이었다. 전직이 교사요, 비록 난 전직이 교직원이었지만 초중고 모두 가르치는 방법에는 구분이 안 되기에 스스럼없이 대화를 이어 나갔다. 그렇다고 술집에서 대화가 연구발표회장도 아니니 일상 대화로도 소통이 제법 되었다.

 또 그 학교 고교교사 하다가 우리 전문대학에 교수로 옮긴 교수들이야기까지 곁들이니 맛나고 상당한 안주가 되기도 하였다.

 제2인생의 마당에는 야싯골공원에서 사람 만나는 일이기도 하다.

(202009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