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서수필 2) 25. 공원에서 에어로빅
“4다마 계룡산” |
25. 공원에서 에어로빅
이영백
새벽이 열리는 곳은 우리가 잘 몰라 그렇지 여러 가지로 많다. 동료직원은 퇴직하여 학산공원에 새벽마다 올라 기(氣)체조를 쉰 명 전후 지도한다고 한다. 뿐만 아니고 지역마다 수산시장에서는 새벽에 경매를 붙인다. 직업이나 그 쓰임새 따라 새벽에 소리 내고 사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1981년 시골 교사에서 행정직으로 전직하였다. 전문대학 학장(범어2동 70번 도로변에 사셨음)께서 대구MBC 뒷산 정상에 체조 조례단 기증표시를 붙이라고 하여 준비물(플라스틱 패와 본드)을 가지고 새벽에 찾아갔다. 바로 새벽을 여는 사람들이 거기에 모두 모여 있었다. 먼저 스트레칭으로 으~샤! 으~샤! 공동함성으로부터 시작하여 요란한 에어로빅 운동을 위한 음악이 새벽공기를 찢었다. 조례단에는 젊은 여성이 당시는 민망할 정도로 딱 붙는 바지입고 전신을 돌려가며 춤을 시범한다. 조례단 아래 서있던 시민들이 저절로 그 순서에 따라 어울려 에어로빅을 춤춘다. 물론 나처럼 처음 온 사람은 순서도 못 따라간다. 멋해 멀거니 서서 구경만 하고 있었다.
이윽고 에어로빅이 끝나고 신세기체조가 시작되었다. 나도 시골 학교에서 조례단에 올라 체조를 지도하여 보았기에 저절로 따라 하고 있었다. 물론 체조는 신체의 근력, 유연성, 민첩성, 몸의 관리, 신체적인 조절 등을 증진시키기 위한 운동이다. 현대 체조의 발달은 독일의 “프리드리히 얀”의 노력이었다. 그로부터 전 세상의 군대ㆍ학생ㆍ회사 사람들이 체조를 한다.
체조가 끝나고 나니 내가 올라간 이유를 잊어버려서 아차 싶어 표시를 붙였다. 그리고 짧은 시간이지만 체조라도 하였으니 순환운동으로 순환로를 걷다가 출근시간을 맞추기 위해 그만 내려오고 말았다.
그때까지만 하여도 삶의 굴레가 하도 바빠서 체조를 잊어버리고, 에어로빅은 더더욱 부끄러워서 배우지 못하였다. 곱씹어 보니 교육대학에서 연수교육 때 여성 무용교수가 임신을 하였는데도 실내 체육관에서 딱 붙는 옷을 입고 지도한 기억이 난다. 그때는 참 민망하였다. 그래도 염치불구하고 이참에 에어로빅을 배워 볼까? 마음이 동하지 않아 그리고 말았다.
조용히 잠들어 있는 새벽에 자기신체를 단련하는 순환운동, 에어로빅, 체조 등은 도심에서 살면서 꾸준히 자신의 몸 관리를 것이 좋은 것이다.
(20200908. 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