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청림/산문시-ㅍ)1798.포구浦口
청림산문 |
1798.포구浦口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한가한 포구浦口*에 나가 보렴.
그대는 지금 바쁜가?
바쁜 삶 속에도 태풍의 눈처럼 조용함을 찾는다.
비 오는 포구에서는 평생을 살면서 늘 잊지 못하는 개의 어귀이다.
강물 ․ 냇물이 바다로 들어가는 어귀, 개어귀에서는
늘 지난날 아픔을 안고 있다.
우산을 쓴 채 비 맞이하면서 늘 먼 꿈을 꾼다.
퐁퐁 바다 수면 위로 떨어지는 궂은 방울 비라도 좋다.
아니면 보슬보슬 내리는 보슬비라면 더욱 좋다.
그곳 어디엔가 선술집을 차려 두었으면 전이라도 안주하거나
금방 바다 나갔던 철이 아버지 황놀래미 한 마리 얻어 안주해도 좋다.
그날도 우편배달부는 그냥 지나갔다.
나를 찾는 편지는 없었다.
비오는 포구 선술집에서 지나는 학부형 만나 한 잔도 좋다.
나를 좋아 하던 제자 성수가 노래미 두 마리 곁들여 들고 온다.
어찌 술 좋아하는 나의 혀가 춤추지 않으랴.
본시 바닷가 사람 아니라 황놀래미 회도 못 먹었던 사람이
개어귀 포구에 앉아 물 드나듦에 술안주로 세월을 낚는다.
포구에 내리는 비는 사람의 마음을 적시어 기어이 술에 취한다.
조요한 포구였다가 태풍이 몰아치면 겁이 나지.
포구에서 술 한 잔 하고 세월을 포곡~포곡 낚는다.
(청림/20100. 20180104.)
*포구浦口 : 배가 드나드는 개의 어귀.
*개어귀 : 강물 ․ 냇물이 바다로 들어가는 어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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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泳 伯 (1950∼) 경주産. 대구거주. 호 靑林. 필명 청림숲힐.
●교육자 ●교육행정가 ●보학가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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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학교교육대학원 교육학석사/○차성이씨중앙대종회 사무총장
현) e이야기와 도시 대표/ 현) 영남이공대학교 50년사 편찬위원
●2012년 월간 한비문학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수상으로 수필가 등단
○한국한비문학회 회원/○수필과지성문학회 부회장
●제6회 한비신인 대상 수상(2012년 12월)
●LH ․ 여성동아 공동 에세이 공모전 동상 수상(2013년 1월)
●매일신문사 제1회 매일시니어문학상 논픽션 우수상 수상(2015년 7월)
●매일신문사 제2회 매일시니어문학상 수필 특선 수상(2016년 7월)
●제10회 한비 작가상 수상(2016년 11월)
●DGB 50주년 스토리공모전 우수상 수상(2017년 9월 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