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청림/산문시-ㅍ)1775.파래
청림산문 |
1775.파래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그날이었다.
무척 배가 고파 찬장을 뒤적거렸다.
기본 반찬은 만들어 둔 것이 없다.
시골식사에서 반찬은 된장, 고추장이 전부였다.
그날이었다.
아침에 먹고 남겨 둔 보리밥이 있었다.
어찌 아무도 안 먹고 남겨 둔 보리밥인가?
그날 굶었을 점심에서 횡재를 하였다.
그날이었다.
보리밥 한 그릇에 된장이면 풋고추는 자동 반찬이었다.
게다가 고추장 한 종지기 덧 붙여 있으면 성찬이었다.
예전, 시골 사람들 거개 점심이 없었다.
먹을 게 없어서 굶은 것이 아니라 안 먹고 모아서 논 샀기에 굶었다.
그러나 오전 서당 갔다 오면 배가 매우 출출하였다.
그날이었다.
늘 배고픈 것은 어찌 사람으로 감당하기 어려웠다.
보리밥 한 그릇에 된장, 고추장이 간절하였다.
그날따라 엄마는 이른 시장에 갔다 왔는 모양이다.
파래*를 사다가 무를 썰어 넣고, 파래초무침을 만들어 두었다.
얼씨구나, 오늘 지화자 점심반찬은 땡 잡았다.
비록 보리밥이었지만 한 그릇에 파래초장무침으로 목구멍이 목탁을 쳤다.
(청림/20100. 20171212.)
*파래 :(식)파래과의 해초. 단물 섞인 바다에 나며 김 비슷한데 넓고 긴 것도 있고, 머리털같이 가늘고 긴 것도 있음. 빛은 모두 푸르며 국 ․ 튀각 따위를 만들어 먹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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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泳 伯 (1950∼) 경주産. 대구거주. 호 靑林. 필명 청림숲힐.
●교육자 ●교육행정가 ●보학가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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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학교교육대학원 교육학석사/○차성이씨중앙대종회 사무총장
현) e이야기와 도시 대표/ 현) 영남이공대학교 50년사 편찬위원
●2012년 월간 한비문학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수상으로 수필가 등단
○한국한비문학회 회원/○수필과지성문학회 부회장
●제6회 한비신인 대상 수상(2012년 12월)
●LH ․ 여성동아 공동 에세이 공모전 동상 수상(2013년 1월)
●매일신문사 제1회 매일시니어문학상 논픽션 우수상 수상(2015년 7월)
●매일신문사 제2회 매일시니어문학상 수필 특선 수상(2016년 7월)
●제10회 한비 작가상 수상(2016년 11월)
●DGB 50주년 스토리공모전 우수상 수상(2017년 9월 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