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청림/산문시-ㅌ)1765.티끌
청림산문 |
1765.티끌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태어날 땐 맨몸으로 태어났는데
험한 세상을 살아오면서
눈에 안 보이는 욕심으로 가득한 티끌*을 안고 사네.
정녕 세상 사람들이 아무런 티끌이 없을 소냐?
초등학교 다닐 때 과자가 먹고 싶어서 학용품 사던 가게에 들어갔다.
그날따라 연필을 사러 갔는데,
주인아주머니가 안 보였다.
그 가게는 살림집과 문구류, 과자류를 파는 집이었다.
계세요? 계세요, 아주머니!
아무도 없었다.
그래 기다렸다.
주인이 없는데 가게 문은 열어 두었다.
내 눈에 커다랗게 무엇이 들어 왔다.
하얀 굵은 사탕, 큰 사탕이었다.
침이 꼴깍 넘어가서 그만 도심盜心이 동하여 사탕을 입에 집어넣었다.
그리고 황급히 줄행랑을 치면서 내 평생에 티끌을 남기고 말았다.
그 가게는 오래도록 운영되었다.
그 구멍가게를 지날 때마다 속으로 마음이 콩닥콩닥해 왔다.
주인아주머니는 그 큰 사탕 한 개가 사라진 줄을 알까? 모를까?
오로지 내 혼자만 아는 그 큰 사탕, 후회할 걸 왜 훔쳐 먹었을까?
티끌만치도 남을 해롭게 하지 않고 살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성인이 되어 그 가게를 찾았는데 이젠 장사를 하지 않았다.
(청림/20100. 20171202.)
*티끌 : 많은 티. 진애塵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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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泳 伯 (1950∼) 경주産. 대구거주. 호 靑林. 필명 청림숲힐.
●교육자 ●교육행정가 ●보학가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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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학교교육대학원 교육학석사/○차성이씨중앙대종회 사무총장
현) e이야기와 도시 대표/ 현) 영남이공대학교 50년사 편찬위원
●2012년 월간 한비문학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수상으로 수필가 등단
○한국한비문학회 회원/○수필과지성문학회 부회장
●제6회 한비신인 대상 수상(2012년 12월)
●LH ․ 여성동아 공동 에세이 공모전 동상 수상(2013년 1월)
●매일신문사 제1회 매일시니어문학상 논픽션 우수상 수상(2015년 7월)
●매일신문사 제2회 매일시니어문학상 수필 특선 수상(2016년 7월)
●제10회 한비 작가상 수상(2016년 11월)
●DGB 50주년 스토리공모전 우수상 수상(2017년 9월 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