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청림/산문시-ㅌ)1730.탈구脫句
청림산문 |
1730.탈구脫句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역량이 부족하여 글을 잘 짓지를 못한다.
마냥 글 쓴다는 흉내를 낼 뿐이다.
글 쓰는 재주를 얻지 못하였으니 남보다 노력을 몇 배나 하여야한다.
먹고 산다는 것에 찌들어 그럴 여유나 틈새조차 없었다.
나이차서 혼기가 오면 결혼하여 자식 돌보느라 무엇에 눈 돌리랴.
어렸을 때 학창기學窓期에는 제 뜻을 실어 펴지 못하였으니
이제 종심 한 해 전에서야 정신 차리니 매양 늦은 늦깎이가 되고 만다.
오늘도 글 쓰는 흉내를 잘 내려고 자리 잡고 앉았다.
곧 서리 내리는 계절로 상강霜降이 다가왔네.
글 쓴다는 사람이 아무런 감각을 못 느끼니
글다운 글을 장만할 깜냥이나 되겠는가?
모든 일을 제치고 글 쓴다고 앉았으나 온갖 망상妄想만 가득하네.
중국 도연명도 젊어서 호구지책이 어려워서 글 잘 쓰기 어려웠다는데
쌀 열다섯 말에 허리 굽혀 현령縣令자리 박차고 나오면서
세상에 명문인『귀거래사歸去來辭』를 남겨다네.
전원 자연시 태산북두泰山北斗가 되었다네.
이에 짝하는 시로 『귀원전거歸園田居』를 남겨 천하를 주름잡았네.
아무리 태두泰斗가 되었다한들 탈구脫句*라면 아뿔싸 했을 것이다.
훌륭한 문장에서 탈구는 있을 수 없지.
뼈마디가 삐어져 물러나는 탈구脫臼는 아닐지라도
어설픈 작가가 불안한 문장에 설마 탈구까지 하겠느냐.
(청림/20100. 20171027.)
*탈구脫句 : 빠진 글귀.
----------------
李 泳 伯 (1950∼) 경주産. 대구거주. 호 靑林. 필명 청림숲힐.
●교육자 ●교육행정가 ●보학가 ●수필가
-------------------
○계명대학교교육대학원 교육학석사/○차성이씨중앙대종회 사무총장
현) e이야기와 도시 대표/ 현) 영남이공대학교 50년사 편찬위원
●2012년 월간 한비문학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수상으로 수필가 등단
○한국한비문학회 회원/○수필과지성문학회 부회장
●제6회 한비신인 대상 수상(2012년 12월)
●LH ․ 여성동아 공동 에세이 공모전 동상 수상(2013년 1월)
●매일신문사 제1회 매일시니어문학상 논픽션 우수상 수상(2015년 7월)
●매일신문사 제2회 매일시니어문학상 수필 특선 수상(2016년 7월)
●제10회 한비 작가상 수상(2016년 11월)
●DGB 50주년 스토리공모전 우수상 수상(2017년 9월 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