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청림/산문시-ㅊ)1693.칠석七夕
청림산문 |
1693.칠석七夕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매년 칠월 여름 땡볕이 내려 쪼이는
초이렛날이 돌아오면 내가 좋아하는 날이다.
비록 얼굴도 모르는 할머니 제삿날이고, 칠석七夕*이기 때문이었다.
먼저 할머니는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돌아 가셨다.
내가 우리 집 열 번째 막내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아버지의 구수한 할머니 이야기를 전해 주면 재미나서
마치 돌아가신 할머니 곁에서 이야기를 들려주듯 하였기 때문이다.
아버지 이야기꾼으로 참말 반, 거짓말 반 섞어
칠월칠석 전설을 들려주었다.
그렇게 부지런하던 옥황상제 딸 직녀가 부지런 했던 견우를 만나
결혼하자말자 둘 다 게으름뱅이가 되었다.
이에 노한 옥황상제가 은하수를 가로질러 반대편에 살게 하였으며,
오로지 매년 칠월칠석에만 만나도록 허락하였다.
칠석이면 은하수에 지상의 까치와 까마귀가 모두 올라가 오작교를 놓고,
칠석이 지나고 보면 까치와 까마귀의 머리가 벗어졌다.
칠석에는 칠석물이라고 해서 꼭 비가 왔다.
여기까지 이야기를 듣다가 할머니 제사를 모시게 되었다.
당시 여름에 배고픈 시절 제사 마치기를 기다렸다가
그만 깜박 잠이 들고 말았다.
제삿밥 얻어먹는 것이 그 때는 큰 즐거움이었는데 그 놈의 잠 때문에.
(청림/20100. 20170920.DGB 50주년 스토리공모전 우수상 수상)
*칠석七夕 : 명일의 하나. 음력 칠월 초이렛날의 밤. 이 날 은하 동쪽에 있는 견우성이 서쪽에 있는 직녀성과 오작교에서 일 년에 한 번 만난다고 함.
*칠석 물 : 칠석날에 오는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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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泳 伯 (1950∼) 경주産. 대구거주. 호 靑林. 필명 청림숲힐.
●교육자 ●교육행정가 ●보학가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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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학교교육대학원 교육학석사/○차성이씨중앙대종회 사무총장
현) e이야기와 도시 대표/ 현) 영남이공대학교 50년사 편찬위원
●2012년 월간 한비문학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수상으로 수필가 등단
○한국한비문학회 회원/○수필과지성문학회 부회장
●제6회 한비신인 대상 수상(2012년 12월)
●LH ․ 여성동아 공동 에세이 공모전 동상 수상(2013년 1월)
●매일신문사 제1회 매일시니어문학상 논픽션 우수상 수상(2015년 7월)
●매일신문사 제2회 매일시니어문학상 수필 특선 수상(2016년 7월)
●제10회 한비 작가상 수상(2016년 11월)
●DGB 50주년 스토리공모전 우수상 수상(2017년 9월 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