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청림/산문시-ㅊ)1679.추사秋思
청림산문 |
1679.추사秋思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아직 가을이기엔 먼 당신이지만
9월이 접어들면서 추분秋分이 월력月曆에서 23일로 보인다.
한해 한 살로 접어들지만 차곡차곡 쌓이는 나잇살은
세차게 나도 모르게, 겁나게 모여든다.
나이 들어가면서 동안을 얘기하지만 나에겐 늙음이 더 친숙하다.
가을철에 느껴 일어나는 여러 가지 생각이기에 추사秋思*라 한다.
서늘한 기운이 드는 바람이 불면서 초저녁부터
귀똘이가 또르르 울음 시작하면서 귀~뚤 귀~뚤 흥겹게 장단을 맞춘다.
어느새 나이를 찾아 먹어서 내년이면 나도 종심從心이다.
저절로 황혼이 좋아도 보이고 서글퍼지기도 한다.
늙어 가는 인간이기에 굳이 종교를 말하지 않더라도
덩더꿍~ 덩더꿍~ 춤추어 왔던 아무것도 모르던 젊은 날이 그립다.
계절 꽃가루 날리던 봄이 있었는가 하면
작렬하던 여름이 금년에는 너무 길게 느끼다가
어느덧 가을이라는 낱말이 내 머리맡에 바로 다가와 앉는다.
세월이 무상한지, 덧없는 것인지 모를 일이로다.
얼굴에 천년 주름살이 내려 앉아 손자-손녀가 할아버지를 합창한다.
멀리 가 살고 있는 큰 손녀, 둘째 손녀가 오늘에 더욱 보고 싶다.
나도 캐나다로 날아 가볼거나?
추운 겨울바람이 오기 전에 캐나다 벤쿠버로 손녀 보러 갈거나.
가을 이제 스산한 바람에 낙엽 떨어질 날이 가까이 찾아오면서
아니 될 줄 번히 알면서 넋두리처럼 추사에 잠겨 본다.
(청림/20100. 20170906.)
*추사秋思 : 가을철에 느껴 일어나는 여러 가지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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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泳 伯 (1950∼) 경주産. 대구거주. 호 靑林. 필명 청림숲힐.
●교육자 ●교육행정가 ●보학가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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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학교교육대학원 교육학석사/○차성이씨중앙대종회 사무총장
현) e이야기와 도시 대표/ 현) 영남이공대학교 50년사 편찬위원
●2012년 월간 한비문학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수상으로 수필가 등단
○한국한비문학회 회원/○수필과지성문학회 부회장
●제6회 한비신인 대상 수상(2012년 12월)
●LH ․ 여성동아 공동 에세이 공모전 동상 수상(2013년 1월)
●매일신문사 제1회 매일시니어문학상 논픽션 우수상 수상(2015년 7월)
●매일신문사 제2회 매일시니어문학상 수필 특선 수상(2016년 7월)
●제10회 한비 작가상 수상(2016년 11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