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성인)푸른 숲 수필가·20100/청림·20100의 습작 시

[스크랩] (청림/산문시-ㅊ)1674.초상初喪

청림수필작가 2017. 9. 1. 10:00

청림산문

1674.초상初喪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인간이면 누구나 거쳐야 하는 통과의례에 죽음이 있다.

인간의 생로병사生老病死를 누가 막을 수 있단 말인가?

 

아버지 돌아가셨을 때 나의 앞에 주검을 처음 맞이하였으며

도로가에 초상初喪*을 알리는 등이 걸린 것을 보고,

나는 그만 다리에 힘이 풀리었다.

 

사람이 죽는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논리이겠지만

막상 초상을 알리는 조등弔燈 앞에서는 올 것이 왔구나.

이미 그것을 인지한 순간 아버지와 나 이별의 강은 건너고 말았다.

 

집 입구에 들어서니 형님누나들의 곡소리가 들리며

서글픔이 마당 한가득 넘치고 넘쳤다.

, 우리 집 막내 55녀 중 열 번째 막내아들인데도 눈물이 없었다.

셋째 누나, 자는 눈에 눈물도 없누?

그랬다 나는 울지도 못하고 눈물도 흐르지 않았다.

 

그때 나만 미혼이었고, 아버지 평생 나에게 신학문을 못하도록 막았다.

고교를 직접 돈 벌어 다녀야 하였고,

늦게나마 교대를 택하여 교사를 발령받은 1년도 안 되었는데,

막내 상제喪制인 나를 스물다섯에 고자孤子로 만들어 주셨다.

그때는 잘 몰랐지만 내 인생에서 가장 억울했다.

 

동네 그릇 상포계에서 그릇 상이 산더미로 들여왔고,

사일간의 긴 초상이었다.

오가는 문상객들로 피로도가 겹치고, 목이 쉬었다.

아버지 초상으로 그렇게 아버지 가셨다.

 

(청림/20100. 20170901.)

*초상初喪 : 사람이 죽어서 장사 지낼 때까지의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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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泳 伯 (1950) 경주. 대구거주. 靑林. 필명 청림숲힐.

교육자 교육행정가 보학가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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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학교교육대학원 교육학석사/차성이씨중앙대종회 사무총장

) e이야기와 도시 대표/ ) 영남이공대학교 50년사 편찬위원

2012년 월간 한비문학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수상으로 수필가 등단

한국한비문학회 회원/수필과지성문학회 부회장

6회 한비신인 대상 수상(201212)

LH 여성동아 공동 에세이 공모전 동상 수상(20131)

매일신문사 제1회 매일시니어문학상 논픽션 우수상 수상(20157)

매일신문사 제2회 매일시니어문학상 수필 특선 수상(20167)

10회 한비 작가상 수상(201611)

출처 : 청림작가 이영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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