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청림/산문시-ㅊ)1650.첩섭呫囁
청림산문 |
1650.첩섭呫囁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사람마다 그 때가 올 것을 미리 알았다.
환자로 있던 사람이 임종이 가까이 오면
그래도 마지막 힘을 다해
귀에 입을 대고 속삭이려는 첩섭呫囁*을 하고 만다.
그 사람이 평생 무엇을 하였고, 어떤 직업을 가졌으며,
그 직업으로 사회에 기여 했더라면 더욱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
아니면 부모님이나 어떤 관계에서라도
평생을 살아오면서 마지막으로 말 한 마디 남겨 두고 떠나려는
그것이 임종의 뜻일 게다.
나도 벌써 많은 사람들과 이별을 하였다.
가장 가까웠던 아버지는 공무로 인하여 돌아가신 3일 만에 왔으니
그런 연출을 기대하지도 못했다.
어머니는 우리 열 형제자매 중에 오로지 나 혼자 임종하였으되
편찮으시지도 아니하고 담배 한 대 재워 입에 무시고 하신 말씀
나는 인자 네 아부지한데 간데 이.
그 말씀이 임종이었으니 첩섭이란 것을 알지도 못했다.
장모님이 돌아가셨을 때는 돌아가시고 난 후 연락 받았기에
아무런 말씀도 전하지도, 듣지도 못해 보았다.
장인도 요양병원에서 요양원으로 옮겨 5년 동안 계시다가
새벽 5시 35분에 쓸쓸히 돌아가셨으니 이 모두 첩섭을 듣지 못하였다.
그러나 이제 나도 손 ․ 자녀가 생기면서 손녀의 간곡한 부탁을
나의 귀에 입을 대고 속삭이듯 첩섭하여 귀를 간질였다.
손녀가 첩섭한 것은 할아버지 우리는 아부지 따라 캐나다에 간데 이.
(청림/20100. 20170808.)
*첩섭呫囁 : 귀에 입을 대고 속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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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泳 伯 (1950∼) 경주産. 대구거주. 호 靑林. 필명 청림숲힐.
●교육자 ●교육행정가 ●보학가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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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학교교육대학원 교육학석사/○차성이씨중앙대종회 사무총장
현) e이야기와 도시 대표/ 현) 영남이공대학교 50년사 편찬위원
●2012년 월간 한비문학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수상으로 수필가 등단
○한국한비문학회 회원/○수필과지성문학회 부회장
●제6회 한비신인 대상 수상(2012년 12월)
●LH ․ 여성동아 공동 에세이 공모전 동상 수상(2013년 1월)
●매일신문사 제1회 매일시니어문학상 논픽션 우수상 수상(2015년 7월)
●매일신문사 제2회 매일시니어문학상 수필 특선 수상(2016년 7월)
●제10회 한비 작가상 수상(2016년 11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