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청림/산문시-ㅊ)1630.참다
청림산문 |
1630.참다
이영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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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태어난 곳은 동네 이름도 괴짜다.
시래時來라고 하였다.
때를 기다린다는 뜻이다.
근세조선시대 우리 마을 사람 최사민崔思敏이라는 분이
과거를 보았는데 초시初試만 열세 번을 보아 모두 떨어졌다.
그래도 때를 기다린다고 동네이름을 그렇게 붙였다.
학교를 벌써 갈 나이인데도 겨우 아홉 살에야 들어갔다.
게다가 초교를 졸업하자말자
아버지의 희한한 교육철학으로 신학문을 못하도록 하였다.
혹시나 하면서 참다*가, 기다려도 신학문 못 하도록 하였다.
2년간 서당 다니면서 몰래 강의록으로 공부하였다.
또 고교 진학 때가 되어도 아무도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
독학으로 겨우 얻은 기초학문으로 지방 K고교에 합격하여
아르바이트로 고교를 졸업했다.
고3때 군대 신체검사하고 졸업하면 군대에 바로 가야 했다.
RNTC훈련이 있는 교대로 가서 교사가 되었다.
그때부터 교육대학 발령이 무즙이라 ‘하처가’라고 해서
영일군 교번 마지막 번호 55번 보리항구(=牟浦)학교에 발령이 났다.
8년 복무 기다리다 5년으로 단축되어도 사표를 던지지 못하다가
교사경력 8년만에 사표를 던졌다.
많이 참았다.
핑계는 대학진학으로 하고 교사직 버리고 대학행정가로 변신하였다.
(청림/20100. 20170719.)
*참다 : ①굳은 마음으로 견디다. ②때를 기다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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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泳 伯 (1950∼) 경주産. 대구거주. 호 靑林. 필명 청림숲힐.
●교육자 ●교육행정가 ●보학가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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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학교교육대학원 교육학석사/○차성이씨중앙대종회 사무총장
현) e이야기와 도시 대표/ 현) 영남이공대학교 50년사 편찬위원
●2012년 월간 한비문학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수상으로 수필가 등단
○한국한비문학회 회원/○수필과지성문학회 부회장
●제6회 한비신인 대상 수상(2012년 12월)
●LH ․ 여성동아 공동 에세이 공모전 동상 수상(2013년 1월)
●매일신문사 제1회 매일시니어문학상 논픽션 우수상 수상(2015년 7월)
●매일신문사 제2회 매일시니어문학상 수필 특선 수상(2016년 7월)
●제10회 한비 작가상 수상(2016년 11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