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성인)푸른 숲 수필가·20100/청림·20100의 습작 시

[스크랩] (청림/산문시-ㅈ)1503.장목비

청림수필작가 2017. 3. 11. 10:42

청림산문

 

1503.장목비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방청소는 자연히 꼬맹이인 내가 하여야 했다.

큰방에는 장목비* 여러 개가 벽을 지키듯, 자랑하듯 걸려있다.

오래된 비는 방바닥에 쓸리는 숱이 모두 닳아서 버려야 한다.

 

해마다 장목비를 만들기 위해 장목수수를 심는다.

장목수수는 수수의 한 품종이다.

이삭의 줄기가 길며, 알이 잘고 껍질이 두꺼워 품이 낮다.

그래도 시골에서는 상품화된 빗자루를 돈 들여 사지 않고,

자급자족하기 위해 해마다 씨를 뿌려 장목수수를 키운다.

 

닳아 버린 몽당비를 버리기 위해 올해도 수수를 베어다가

열매는 떨어 수수떡이나 팥죽 쑬 때 같이 쓰고,

수숫대는 목을 길게 남기고 잘라 말린다.

 

어려서 등 넘어 아버지 장목비 만드는 것을 눈여겨 훔쳐보았다.

혹시 나도 어른이 되면 자급자족해야 하는 걱정이 앞서서….

 

씨앗 떨고 수숫대 남은 것을 조금씩 작은 단을 만들어 묶고,

이것을 차례로 모아서 또 묶고, 다섯 번 정도 묶는다.

이제 그러모아 쥐고서 군데군데 노끈으로 묶으면 비의 자루가 된다.

끝에는 대나무로 고리를 만들어 끼우면 장목비가 완성된다.

 

장목비는 바닥 쓸기가 껄끄럽지만, 갈대 비는 보드라워 잘 쓸린다.

그래도 자급자족으로 두루 만들어 장목비를 잘 쓴다.

(청림/20100. 20170311.)

*장목비 : ①꿩의 깃을 묶어 깃대 끝에 꽂는 꾸밈새. ②장목수수로 만든 비.

*장목수수: (식) 수수의 한 품종. 이삭의 줄기가 길며, 알이 잘고 껍질이 두꺼워 품이 낮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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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泳 伯 (1950∼) 경주産. 대구거주. 호 靑林. 필명 청림숲힐.

●교육자 ●교육행정가 ●보학가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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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학교교육대학원 교육학석사

○차성이씨중앙대종회 사무총장

현) e이야기와 도시 대표

현) 영남이공대학교 50년사 편찬위원

●2012년 월간 한비문학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수상으로 수필가 등단

○한국한비문학회 회원

○수필과지성문학회 부회장

●제6회 한비신인 대상 수상(2012년 12월)

●LH ․ 여성동아 공동 에세이 공모전 동상 수상(2013년 1월)

●매일신문사 제1회 매일시니어문학상 논픽션 우수상 수상(2015년 7월)

●매일신문사 제2회 매일시니어문학상 수필 특선 수상(2016년 7월)

●제10회 한비 작가상 수상(2016년 11월)

출처 : 청림작가 이영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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