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성인)푸른 숲 수필가·20100/청림·20100의 습작 시

[스크랩] (청림/산문시-ㅇ)1435.이슬받이

청림수필작가 2017. 1. 2. 09:51

청림산문

 

1435.이슬받이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저절로 입이 벌어지는 그런 풍정 속에서 살았다.

새벽 네 시 부산 가는 증기기관차가 첫차 기적소리를 내면서

동해남부선 불국사기차역을 출발한다.

 

새벽 네 시면 어김없이 고향 장로교회에서 따~앙 땅 종소리가 울린다.

그러면 질세라 침례교회에서도 따~당~땅, 따 앙~ 경쟁하듯 울어준다.

아버지 첫 새벽 밤새 흐르는 차가운 도랑물에

얼른 세수 하라고 독려 하신다.

 

새벽 늦가을 구매 밭에 콩 꺾어 라고 하신다.

콩대는 마른 낮에 꺾으면 콩깍지를 튀어 나와 흩어진다.

새벽 찬이슬 맞아 녹진한 콩대를 손으로 꺾는 것이 제격이다.

이슬이 내려서 더욱 차가워진 콩대를 손으로 꺾으니

내 손은 밤새 차가운 이슬받이*가 된다.

 

새벽 찬바람에 콩대가 눕기 시작하면 이천사백 평.

구매 모롱지 밭에 콩이 드러눕는다.

아버지 귀한 콩 한 알이라도 농사지은 것 흘리지 못하도록 엄명 내리신다.

 

어린 내 손 바닥에 이슬받이 물로 흙과 섞이면서 범벅이 되고,

시리고 아프고 꾀가 나도 이 많은 콩밭의 콩대를 모두 꺾어야만 한다.

울고 싶은 그 심정은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이다.

 

너들이 언제 이슬받이 콩대 꺾어나 봤나?

(청림/20100. 20170102.)

*이슬받이 : ①이슬이 내리는 때. ②양 옆에 있는 풀잎에 이슬이 맺혀 있는 작은 길. ③풀 섶의 이슬 내린 길을 걸을 때 이슬을 막기 위해 아래 두르는 작은 도롱이. ④풀 섶의 이슬 내린 길을 걸을 때 맨 앞에 서서 가는 사람. 이슬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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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泳 伯 (1950∼) 경주産. 대구거주. 호 靑林. 필명 청림/20100.

●교육자 ●교육행정가 ●보학가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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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전공 교육학석사

○차성이씨중앙대종회 사무총장

현) e이야기와 도시 대표

현) 영남이공대학교 50년사 편찬위원

●2012년 월간 한비문학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수상으로 수필가 등단

○한국한비문학회 회원

○수필과지성 창작아카데미 수료

●매일신문사 제1회 매일시니어문학상 논픽션부문 우수상 수상(2015년 7월)

●매일신문사 제2회 매일시니어문학상 수필부문 특선 수상(2016년 7월)

●제10회 한비 작가상 수상(2016년 11월)

출처 : 청림작가 이영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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