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청림/산문시-o)1301.어기漁磯
청림산문 |
1301. 어기漁磯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세상에는 취미도 참 많다.
흔히 맞선보던 자리에서 취미가 무엇이냐고 물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래요, 취미는 독서예요.
고상하신 취미를 가지셨군요.
취미는 운동도 되고, 글쓰기도 될 수 있다.
아니면 등산, 낚시도 될 수 있다.
자기가 좋아하는 서정적인 일이거나 별난 일에도 취미가 따라 온다.
아마도 넷째 형은 취미가 고기 낚기였을 것이다.
그것도 민물고기 낚기였다.
아버지가 낚시만 하면 빌어먹기 딱 좋다고 해도
시킨 일은 하지 않고, 곧장 낚시와 고기망태 메고 나간 곳은 못이었다.
비가 보슬보슬 내리는 날에도
낚시 나가면서 곧잘 나를 부려 먹었다.
양재기 그릇 하나 챙겨서 지렁이 잡아 라고 하였다.
낚시는 자신이 하면서 미끼는 왜 나에게 부탁하는가.
못에 수양버들 늘어지고, 이미 질이 나있던 어기漁磯*에 앉아서
내가 지렁이 잡아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못 고요수면에 빈 낚시를 강태공처럼 놓아두고 미끼 가져오길 기다린다.
산 지렁이는 반 토막을 내어도 꼬물거리는 것을
손바닥에 얹어 딱 쳐서 기절시켜 바늘에 낀다.
어기에 낚시하는 사람들 세상을 낚고 있었다.
종일 고기 한 마리 못 낚으면서도 어기에서 빈둥대고만 있다.
(청림/20100. 20160818.)
*어기漁磯 : 낚시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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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 온 사진)
*요즘은 낚시터인 어기도 상업화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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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泳 伯 (1950∼) 경주産. 대구거주. 호 靑林. 필명 청림/20100.
●교육자 ●교육행정가 ●보학가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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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전공 교육학석사
○차성이씨중앙대종회 사무총장
현) e이야기와 도시 대표
현) 영남이공대학교 50년사 편찬위원
●2012년 월간 한비문학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수상으로 수필가 등단
○한국한비문학회 회원
○수필과지성 창작아카데미 수료
●매일신문사 제1회 매일시니어문학상 논픽션부문 우수상 수상(2015년 7월)
●매일신문사 제2회 매일시니어문학상 수필부문 특선 수상(2016년 7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