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성인)푸른 숲 수필가·20100/청림·20100의 습작 시

[스크랩] 청림/산문시-o)1274.암자庵子

청림수필작가 2016. 7. 22. 10:21

청림산문

1274. 암자庵子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종교에 대한 기본교리敎理라고는 아무것도 모를 때,

고교시절 막연히 공부하는 것에만 눈이 어두워

고교 첫 여름방학을 맞이하면서

클래스메이트classmate 집으로 가서 공부하기로 작정하였다.


방학이 되어도 누구하나 뾰족하게

공부하려는데 지원해 줄 사람이 없던 차에,

무슨 특단의 공부계기라도 마련해야만

좋은 대학교나 사관학교를 지원할 수 있기에,

걱정 반, 부담 반으로 흔쾌히 허락도 못 받고,

엄마에게 쌀 한 말을 받아서 조그마한 암자庵子*에서 보낼 작정이었다.


친구 집도 그렇게 넉넉하게 사는 집이 아니었다.

친구의 아버지는 6 ․ 25전쟁에 참전하셨기에 유복자遺腹子였다.

친구 어머니가 5일장으로 다니면서 옷과 화장품장사를 하셨다.

친구 집은 공부하는 곳이 아니라, 잠자며 세끼 밥 먹는 곳이었다.


공부하는 곳은 산중 암자이었다.

절 이름이 부르기도 곤란한 ‘독점이 절’이라고만 하였다.

독점이 절, 여승 한 분만 있을 뿐이었다.


요사 채에는 사방 문을 열어 젖혀 두었고,

정신일도하사불성精神一到何事不成의 자세로,

사전辭典을 통째로 외울 양으로 시작부터 공부에 골몰하였다.


암자 문지방 아래로 멀리, 이쑤시개 세운 듯 우리 집 미루나무가 보였다.

매미소리 자지러지고, 뻐꾸기소리 들리는 암자에서 공부의 도를 얻었다.

(청림/20100. 20160722.)

*암자庵子 : (불)①큰 절에 속한 작은 절. ②중이 임시로 거처하며 도를 닦는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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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 온 사진)

*사방팔방 문이 열린 암자 요사채에서 공부하다

*아스라이 고향 집 미류나무가 보이는 암자에서 공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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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泳 伯 (1950∼) 경주産. 대구거주. 호 靑林. 필명 청림/20100.

●교육자 ●교육행정가 ●보학가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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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전공 교육학석사

○차성이씨중앙대종회 사무총장

현) e이야기와 도시 대표

현) 영남이공대학교 50년사 편찬위원

●2012년 월간 한비문학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수상으로 수필가 등단

○한국한비문학회 회원

○수필과지성 창작아카데미 수료

●매일신문사 제1회 매일시니어문학상 논픽션부문 우수상 수상(2015년 7월)

●매일신문사 제2회 매일시니어문학상 수필부문 특선 수상(2016년 7월)

출처 : 청림/20100/수필가 이영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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