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청림/산문시-o)1262.안개구름
청림산문 |
1262. 안개구름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은어隱語는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아도 잘 알고 있더라.
옛날 촌부가 아이를 낳아 제법 많이 키웠다.
언제나 와글와글한 아이들 때문에 부부지간에
배를 맞춰 볼 수 시간이 없었다.
마침 비오는 봄날이라서 일도 못나가고
방에서, 오밀조밀 그렇고 그런 아이들이 소복한 곳에서
부부지간에 정을 낼 수가 없다.
“철수야, 동생들 데리고 아재 집에 갔다 오너라!”
“예.”
대답과 동시에 동생들 모두를 데리고 나갔다.
때와 장소를 확보한 부부는 오랜만에
안개구름*을 펼쳤다.
운우지정이 한창인데 바깥에서 철수와 동생들 소리가 들렸다.
안개구름 끼다가 촌부가 먼저 나갔다.
철수가 동생들 데리고 비오는 마당에 쪼그리고 앉아 기다렸다.
“철수야 아제 집에 안 가고, 왜 여기 있나?”
“아이고, 아부지도, 아재 집에서는 안개구름 안 끼는 줄 알았나?”
“…….”
“이 놈이 대가리 피도 안 마른 놈이 안개구름 끼는 것은 어찌 아노?”
“아제 집에 가니까 그곳에서도 안개구름 낀다고 다 나가라 카데.”
“…….”
“그래가 나도 알았지. 어른들이 가르쳐 줘 놓고서는…”
어린 철수는 안개구름 끼는 것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
(청림/20100. 20160706.)
*안개구름 : ①층운層雲. ②(속)성교性交.
*안개구름 끼다 : 성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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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 온 사진)
*안개구름(層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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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泳 伯 (1950∼) 경주産. 대구거주. 호 靑林. 필명 청림/20100.
●교육자 ●교육행정가 ●보학가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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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전공 교육학석사
○차성이씨중앙대종회 사무총장
현) e이야기와 도시 대표
현) 영남이공대학교 50년사 편찬위원
●2012년 월간 한비문학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수상으로 수필가 등단
○한국한비문학회 회원
○수필과지성 창작아카데미 수료
●매일신문사 제1회 매일시니어문학상 논픽션부문 우수상 수상(2015년 7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