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청림/산문시-o)1258.아침참
청림산문 |
1258. 아침참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머슴들 거느리고 일흔 마지기 농사짓는 어머니는
이른 아침부터 바쁘다.
머슴 셋과 전체 권식들의 밥을 안친다.
날 맑은 날이면 연료가 잘 타서 올바른 밥이라도 할 수가 있다.
비 오는 날이면 불도 잘 안 붙고 연기만 나서 눈에 눈물을 달고 산다.
내가 준비한 것은 비오는 날 미리 챙겨 둔
솔 갈비 갖다 드리면 최고로 좋아 하신다.
솔 갈비는 연기도 안 나고 불기운도 아주 좋다.
아침 밥 일찍 먹고 논밭으로 일 나가면 엄마가 또 바빠진다.
일 나가는 사람 뒤따라 아침참*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침 참 아버지는 막걸리 한 되에 김치 쪽이요,
셋째형과 큰 머슴에게는 칼국수를 준비한다.
웬만큼 아침 먹은 것은 힘쓰고 나면 금방 배고파지기에,
엄마는 누구보다 잘 알기에,
그래도 소맥분 반죽한 밀가루로 홍두깨 찾아 넓게 편다.
그런 일들이 어디 하루, 이틀인가?
도마를 준비하고 넓게 편 칼국수 만들려고 반죽한 것은
칼로 썬 칼국수는 달인의 경지에 올랐다.
육수 끓인 국물 속으로 칼국수가 목욕한다.
셋째형과 큰 머슴, 중머슴이 아침참을 기다린다.
엄마의 빠른 손으로 아침참에 모락모락 김이 오른다.
아침 먹고 돌아서서 만든 아침참 일한 자에게 먹을거리가 나온다.
(청림/20100. 20160702.)
*아침참 : 아침밥을 먹고 쉬는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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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 온 사진)
* 장독간에 핀 꽃, 봉숭아
* 물레방아는 돌아 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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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泳 伯 (1950∼) 경주産. 대구거주. 호 靑林. 필명 청림/20100.
●교육자 ●교육행정가 ●보학가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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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전공 교육학석사
○차성이씨중앙대종회 사무총장
현) e이야기와 도시 대표
현) 영남이공대학교 50년사 편찬위원
●2012년 월간 한비문학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수상으로 수필가 등단
○한국한비문학회 회원
○수필과지성 창작아카데미 수료
●매일신문사 제1회 매일시니어문학상 논픽션부문 우수상 수상(2015년 7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