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청림/산문시-ㅅ)1249.신화神火
청림산문 |
1249. 신화神火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도깨비불은 왜 무서운가?
시골에 살면서 밤이 오면 도깨비불로 오금이 저린다.
캄캄한 밤 속으로 심부름도 다니고, 마실도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어린 날 우리 집은 외딴 집이었다.
들판 숲속에 집이 있었다.
낮에도 숲속이라 집이 얼른 보이지 않았다.
어슴푸레 어둠이 치면서
문 단도리하고 잘하고 나서 누나는 큰방에서 바느질하며 다림질도 한다.
외딴 집이라 자주 윗마을에 놀러갔다 오면
우리 집 뒤 작은 구릉에 도깨비불인 신화神火*가 유영遊泳하듯 보인다.
하나의 불이 적당한 높이로 나타났다가
살짝 바람이 일면 하나의 신화가 줄줄이 움직이면서 불씨를 흘린다.
마치 1초에 24장의 정지화면이 이어지면 영화가 되듯
하나의 신화가 새끼 신화를 만들어 움직인다.
늦은 시간에 놀다보면 집에 돌아 올 것이 꿈만 같다.
들판 작은 길을 걸어올라치면 겁이 났고,
게다가 삵이 모래를 퍼 붓는다.
어린 마음에 혼비백산하고 들판을 지나 언덕에 오르면
나뭇가지에 흰 비닐 조각이 걸려서 어서 오라는 듯 손짓한다.
논 사이로, 언덕위로, 우리 집 밭 둘레 나무속으로 달리고 나면
후줄 그래 옷이 젖어 신화에 놀라 윗마을 놀러가기가 싫어졌다.
기어이 신화神火는 신화神話가 되고 마는가?
(청림/20100. 20160623.)
*신화神火 : 도깨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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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 온 사진)
*도깨비불인 신화(神火)
*과연 도깨비불이 맞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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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泳 伯 (1950∼) 경주産. 대구거주. 호 靑林. 필명 청림/20100.
●교육자 ●교육행정가 ●보학가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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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전공 교육학석사
○차성이씨중앙대종회 사무총장
현) e이야기와 도시 대표
현) 영남이공대학교 50년사 편찬위원
●2012년 월간 한비문학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수상으로 수필가 등단
○한국한비문학회 회원
○수필과지성 창작아카데미 수료
●매일신문사 제1회 매일시니어문학상 논픽션부문 우수상 수상(2015년 7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