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청림/20100산문시-ㅅ)1199.솥
청림산문 |
1199. 솥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동네에 솥*땜장이가 살았다.
장비를 짊어지고 뚫어진 솥 밑을 때우러 다녔다.
조금 전 시대까지만 해도 시골에서는
무쇠 솥, 무쇠 참 솥을 집집마다 부엌에 걸어 두었다.
어느 집이고 간에 부엌을 들여다보면
솥이 두 개에서 세 개가 걸려 있었다.
큰 솥에는 밥하고,
작은 솥에는 국 끓이고,
나머지 솥에는 반찬 지졌다.
무쇠 솥이라도 오래 사용하면 솥 밑이 구멍 난다.
솥땜장이 지나가면 불러다 솥을 때운다.
땜장이는 작은 구멍을 두들기고 후벼서 큰 구멍을 만들었다.
불을 피우고, 종지기에 쇠와 무엇을 합해 녹여서
만반의 준비를 해 놓고서 뚫어진 솥을 뒤집어 놓고,
끓인 합금 물을 들이붓고, 조금 식은 후에 왕겨를 덮어 두었다.
그리고 냅다 나무망치로 두들겨서 펴놓고,
다시 본래대로 놓고서 솥 밑을 받쳐 두고 안쪽을 역시 두들겨서
다시 빠지지 않도록 두들겨 펴니 뚫어진 솥 밑이 막히게 되었다.
전근대적인 세간 살이 중에 솥이 으뜸이었다.
솥이 있어야 식구들 밥해 먹일 수 있으니 최고로 귀하지.
부엌살림 잘 하나 못하냐는 솥을 얼마나 귀히 아낀 것이냐다.
부엌 들여다보면 항시 기름칠 한 듯 반들반들하게 닦아 두었지.
전근대 참 솥은 가장 훌륭한 조상들의 장비였다.
(청림/20100. 20160504.)
*솥 : 쇠 ․ 양은으로 만든, 음식을 끓이는 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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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 온 사진)
*구멍난 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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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泳 伯 (1950∼) 경주産. 대구거주. 호 靑林. 필명 청림/20100.
●교육자 ●교육행정가 ●보학가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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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전공 교육학석사
○차성이씨중앙대종회 사무총장
현) e이야기와 도시 대표
현) 영남이공대학교 50년사 편찬위원
●2012년 월간 한비문학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수상으로 수필가 등단
○한국한비문학회 회원
○수필과지성 창작아카데미 수료
●매일신문사 제1회 매일시니어문학상 논픽션부문 우수상 수상(2015년 7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