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청림/20100산문시-ㅅ)1178.소창消暢
청림산문 |
1178. 소창消暢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세상에 소년으로 태어났어도
하나도 기쁨을 얻지 못하였다.
하고픈 공부(=新學問)도 못하고,
자고 일어나면 새벽부터 견분犬糞인 거름 거리 찾아 헤맸고,
쇠죽 끓이고 많고 많은 외양간 가축에 먹이주어야 했다.
아침 횃대도 두고 문만 열어주면 집닭들이 날아 내려오네.
한 숟갈 꽁당보리밥으로 허기를 채우고,
땔감나무 하러 또 산으로 가야지.
집에 돌아오면 배고파 와서 찬물에 미숫가루 타 마시고,
소꼴 베러 지게에 바지게를 걸친다.
도랑가 풀이 없으니 산으로 또 올라가네.
친구들은 교복 입고 신학문하고 가방 들고 집으로 오는데
나는 낫 들고, 소꼴 베어 집으로 돌아와야 했다.
부끄러워 고개 돌리고 내 하던 일 하는 척 하여야 했다.
두고두고 이런 일을 평생 하여야 하나?
이내 심란한 마음을 소창消暢*할 일 어디 없을까?
보리훼기 하나 꺾어 피리 만들어
입에다 대고 필~늴리~ 필~늴리~ 구슬픈 소리로 보리피리 불거나?
소창하는 방법은 현재를 떠나 복된 미래를 향해
새로운 학문을 익히고 다가오는 21세기에 기둥 되려 함이다.
그래서 전근대적으로 살아오던 시골생활을 청산하였다.
양복입고, 사회인이 되어 남부럽지 않은 국민이 되고파.
남이 싫어하는 신학문의 구덩이로 빠져버렸다.
(청림/20100. 20160413.제20대 국회선거일)
*소창消暢 : 갑갑한 마음을 풀어 후련하게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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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 온 사진)
*1963년 2월 9일 불국사초등학교 졸업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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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泳 伯 (1950∼) 경주産. 대구거주. 호 靑林. 필명 청림/20100.
●교육자 ●교육행정가 ●보학가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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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전공 교육학석사
○차성이씨중앙대종회 사무총장
현) e이야기와 도시 대표
현) 영남이공대학교 50년사 편찬위원
●2012년 월간 한비문학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수상으로 수필가 등단
○한국한비문학회 회원
○수필과지성 창작아카데미 수료
●매일신문사 제1회 매일시니어문학상 논픽션부문 우수상 수상(2015년 7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