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성인)푸른 숲 수필가·20100/청림·20100의 습작 시

[스크랩] 청림/20100산문시-ㅂ)929.분사憤事

청림수필작가 2015. 8. 8. 10:05

 

청림산문

929. 분사憤事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줄줄이 오리온 사탕의 제일 끝에 마감 처리된 사람.

열 명의 형제 ․ 자매 중에 제일 끝에 태어난 나로서

태어나게 해 준 것만으로도 감지덕지 했어야 했단다.

큰형은 제일 먼저 태어난 사람이기에 그렇게 생각하란다.

나는 실패 한 사람은 절대로 아니거든.


그러나 짧은 삶을 살면서

잡친 일, 실패한 일이 어디 한두 가지이겠는가?

내 인생에 분사憤事*한 일이 왜 없겠는가?

초임 교사 시절 넷째 누나 울산 집에 갔다가 돌아 나오던 중에

추워서 울산 시외버스정류장으로 급히 뛰어 가던 중

나를 멈춰 서게 한 자칭 모회사 회사원이라며 다가섰는 데,

다니던 회사가 부도직전이라 양복감을 내다팔게 되었다고

나에게 특별히 저렴한 값으로 싸란다.

신사 양복지 싸게 파는 것이니 보태주는 셈치고 싸가란다.

얼치기 나 좀 보소.

신사복지 금삼만 원 주고 돌돌 말아 주는 천을 가지고 집에 왔는데,

펼쳐보니 한 벌은커녕 윗저고리도 못 만들 크기의 자투리 천이었네.

내자 분개하여도 나는 영일군에 살았고, 다시 울산까지 차비는?

일진 나쁜 날이었네 하고 그만 포기하여 버렸네.


또 간밤에 돼지 꿈 잘 꾸었다고 사람마다 하는 로또 복권을

거금 일만 원 투자하였네.

추첨 하는 날 시간 맞춰 끝까지 기다렸는네.

모두 꽝으로 일주일간은 기뻤고, 떨어져 남을 도와주었으니 기분 좋았네.

잡친 일로, 부질없는 돈 몇 푼 때문에 분사憤死까지는 못 하잖아.

(청림/20100. 20150808.)

*분사憤事 : 잡친 일. 실패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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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泳 伯 (1950∼) 경주産. 대구거주. 호 靑林. 필명 청림/20100.

●교육자 ●교육행정가 ●보학가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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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전공 교육학석사

○차성이씨중앙대종회 사무총장

현) e이야기와 도시 대표

●2012년 월간 한비문학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수상으로 수필가 등단

○한국한비문학회 회원

●매일신문사 제1회 매일시니어문학상 논픽션부문 우수상 수상(2015년 7월)

출처 : 청림/20100/수필가 이영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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