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청림/20100산문시-ㅂ)844.병풍屛風
청림산문 |
844. 병풍屛風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시골 방은 외풍外風이 심하여
평소에도 사랑방에 아버지는 병풍屛風*을 쳐 두었다.
병풍에는 양면이 있다.
한쪽 면에는 민화수준의 그림이 그려져 있었고,
다른 쪽 면에는 한문 문장漢文文章이 즐비하다.
병풍은 평소에 그림면을 치고, 제사 때는 한문 문장 면을 친다.
외딴집이라 어려서도 혼자 곧잘 그림그리기를 좋아하였다.
흰 종이만 생기면 병풍의 그림을 보고 자꾸 그려댔다.
사랑채에 쳐 둔 병풍은 임화臨畵요, 자재화自在畵였다.
열두 폭 병풍그림은 모두 내가 좋아하던 장면이었다.
정월 폭 먼 산에 함박눈 덮여 있고, 농촌마을이 한가롭다.
이월 폭 농사지을 준비위해 가마니 짜고, 농사도구 만드네.
삼월 폭 꽃피어 흐드러진 등꽃에 제비가 날아드네.
사월 폭 봄볕 내리쪼이는 바위 밑에 어미닭과 병아리 한가하네.
오월 폭 단오창포에 머리 감고 단장하여 아가씨 추천을 타네.
유월 폭 모란꽃이 만개하여 있는 데도 향기가 없네.
칠월 폭 수양버들 늘어진 볕 따가운 염천에 소들이 한가로이 풀 뜯네.
팔월 폭 한가위 달집 태우면서 처녀 총각들이 짝 찾기에 바쁘네.
구월 폭 독서계절 책상에 책 펼치고, 귀뚜라미 울면서 말들이 살찌네.
시월 폭 추수하는 들판에 농부이마 땀 닦을 사이 없이 바쁘네.
동지 폭 밭들에 보리가 푸르며, 황량한 논에는 벼 벤 뿌리들이 줄 섰네.
섣달 폭 새해 맞을 준비하는 동네에 아이들 연날리기 즐긴다.
병풍은 어릴 때 그림 그리려는 꿈을 심어 주었다.
(청림/20100. 20150515. 스승의 날에)
*병풍屛風 : 바람을 막거나 무엇을 가리기 위하여 방안에 치는 장방형의 물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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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 온 사진)
李 泳 伯 (1950∼) 경주産. 대구거주. 호 靑林. 필명 청림/20100. ●교육자(초·중등교육10년) ●교육행정가(대학행정27년), ●보학가(보학통론 편저), ●수필가 |
○계명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전공 교육학석사 전)모포/내북/감포/하강 초교 교사-괘릉초교 연구주임교사 전)대구밀알실업중·고등학교 국어교사(자원봉사) 전)영남이공대학교 기획·홍보과장(참사), 교무과장(부참여) 역임 전)영남이공대학교 평생교육원 초청강사 현) e 이야기와 도시 대표 ●2012년 월간 한비문학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수상으로 수필가 등단 ○한국한비문학회 회원 ●(사)대구여성단체협의회 제1회 서간문공모전 최우수상 수상(2003년 7월) ●대구광역시 수성문화원 제3회 고모령효축제공모전 입선(2011년 10월) ●월간 한비문학(통권80호) 신인문학상 수필부문 수상(2012년 8월) ●한비문학 제6회 한비신인대상 수필부문 수상(2012년 12월) ●LH-여성동아 공동에세이공모전 동상 수상(2013년 1월) ●매일신문 매일주간 지상백일장 수필 - 8회 게재 ①대보름달/②고교 동기회/③사진첩으로 맺어진 결혼/④위험한 에스컬레이터/ ⑤백두산 등척기/⑥어떤 만남/⑦헐티재 가는 길/⑧미영 베 ●매일신문 백열등의 추억- 수필“백열등으로 사과도둑 쫓기” 게재 (2014.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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