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청림/20100산문시-ㅂ)840.병오丙午
청림산문 |
840. 병오丙午
이영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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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 있어서 통과의례通過儀禮는 말만 다를 뿐이지,
이 세상 인간이면 똑같이 모두 거쳐야 한다는 것이지.
태어나고, 돌을 맞이하며, 유아원, 유치원, 초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를 입학 ․ 졸업도 하고, 생일, 회갑하고, 고희도 하고,
미수米壽도 하고, 생을 마치면 장례葬禮도 해야지.
아버지는 기회마다 태어나신 해를 나에게 기억하도록 해주셨다.
이름은 목숨 수壽자에 상서로울 상祥자라고,
태어나신 연도는 우리나라 최초로 기차가 개통된 기해년己亥年이라고.
막상 어머니는 이름자도 출생연도도 아무런 말씀이 없었다.
아버지 회갑연은 초교 3학년 때(=1959년)이었는데
시골이었지만 제법 시끌벅적하게 수연壽宴을 베풀었다.
시골 이백 석지기로 논 일흔 마지기, 머슴이 셋이요,
산이 3정보, 밭 4천여 평, 반농반목수로 집 열두 채이었다.
사위, 조카사위, 친사돈, 계 사돈까지 상당하였다.
게다가 재 ․ 종반 스물여덟 집안이니 친척 그 숫자가 대단하였다.
사진사도 모셔오고, 동네 서기님이 부조기扶助記 하러 왔네.
시골 회갑연 마당에 흰 포장 두르고, 집 앞에 당시 자잉고 즐비하네.
저녁 답 풍물 치는데 동네가 떠나가도록 수연을 그렇게 잘 했다네.
아버지 수연이 지나고 꼭 일곱 해 뒤에
어머니 수연이었는데 아들, 딸, 며느리, 사위 아무도 없었다.
날짜가 병오丙午(=1966년)* 음력으로 이월 열엿샛날이었다.
어머니는 병오생 말띠이었다.
아무도 회갑연이라 찾아오지도 아니 하였다네.
중학교 은사님이 놋 밥그릇과 은수저 한 벌을 선물로 주셨네.
나의 어머니 처음으로 눈물 흘리셨고, 따뜻한 밥 한 그릇으로 답했다네.
(청림/20100. 20150511.)
*병오丙午 : 60갑자의 마흔셋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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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 온 사진)
李 泳 伯 (1950∼) 경주産. 대구거주. 호 靑林. 필명 청림/20100. ●교육자(초·중등교육10년) ●교육행정가(대학행정27년), ●보학가(보학통론 편저), ●수필가 |
○계명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전공 교육학석사 전)모포/내북/감포/하강 초교 교사-괘릉초교 연구주임교사 전)대구밀알실업중·고등학교 국어교사(자원봉사) 전)영남이공대학교 기획·홍보과장(참사), 교무과장(부참여) 역임 전)영남이공대학교 평생교육원 초청강사 현) e 이야기와 도시 대표 ●2012년 월간 한비문학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수상으로 수필가 등단 ○한국한비문학회 회원 ●(사)대구여성단체협의회 제1회 서간문공모전 최우수상 수상(2003년 7월) ●대구광역시 수성문화원 제3회 고모령효축제공모전 입선(2011년 10월) ●월간 한비문학(통권80호) 신인문학상 수필부문 수상(2012년 8월) ●한비문학 제6회 한비신인대상 수필부문 수상(2012년 12월) ●LH-여성동아 공동에세이공모전 동상 수상(2013년 1월) ●매일신문 매일주간 지상백일장 수필 - 8회 게재 ①대보름달/②고교 동기회/③사진첩으로 맺어진 결혼/④위험한 에스컬레이터/ ⑤백두산 등척기/⑥어떤 만남/⑦헐티재 가는 길/⑧미영 베 ●매일신문 백열등의 추억- 수필“백열등으로 사과도둑 쫓기” 게재 (2014.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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