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청림/20100산문시-ㅂ)782.백합白蛤
청림산문 |
782. 백합白蛤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1973년 5월 1일, 세상을 다 얻은 듯 선생노릇 하러 떠났다.
푸른 동해 바다가 보이는 영일군 지행只杏면 모포牟浦리 95번지로.
초짜교사가 대한민국 초등학교 교육과정과 씨름을 하고 있었네.
오로지 무명교사無明敎師의 예찬禮讚에서처럼.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오로지 묵묵히 자기가 맡은 일만 하는
무지하게 꽉 막힌 초짜교사라도 자기 임무를 부디 잘 하소서.
6월 비릿한 냄새가 나는 바닷가 학교 운동장에서
먼지 펄펄 날리는데도 교육과정을 지키기에 바빠
학동들에게 두 시간짜리 체육시간 수업을 하고 있었네.
수업이 끝나고 교장이 부르네.
L선생님, 수고가 많았소!
앞으로 체육시간에는 교육과정만 고집 말고, 아이들 바다에 좀,
마아 집어넣어 버리소!
예?
바다에 빠지면 어찌합니까? 저는 수영도 잘 못하는데요.
허허허……. 여기 아이들 기어 다닐 때부터 바다에 사는 아이들이요!
정말 그랬다.
체육시간 바닷물에 들어가도 좋다하니 저절로 편 갈라 수구水球하네.
30분 지나니 어지간한지 바다에 곧추 서서 몸을 흔드네.
돌처럼 생긴 회백색 백합白蛤* 조개를 주워서 나를 향해 던지네.
50명이 한 개씩 주워도 50개, 두세 번씩 주워 던지니 그 수가 참 많으이.
학교로 가져와서 누런 속살 백합조개 속살을 맛보았네.
(청림/20100. 20150313.)
*백합白蛤 : (동)참조개과의 조개. 모시조개와 비슷한데, 패각은 8cm 가량의 원형, 각피는 회백색에 둥근 무늬가 있고, 살은 맛이 좋음.
*지행면(只杏面) : 지방자치제 되면서부터 장기(長鬐)면으로 바뀌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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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 온 사진)
李 泳 伯 (1950∼) 경주産. 대구거주. 호 靑林. 필명 청림/20100. ●교육자(초·중등교육10년) ●교육행정가(대학행정27년), ●보학가(보학통론 편저), ●수필가 |
○계명대학교 교육대학원 국어교육전공 교육학석사 전)모포/내북/감포/하강 초교 교사-괘릉초교 연구주임교사 전)대구밀알실업중·고등학교 국어교사(자원봉사) 전)영남이공대학교 기획·홍보과장(참사), 교무과장(부참여) 역임 전)영남이공대학교 평생교육원 초청강사 현) e 이야기와 도시 대표 ●2012년 월간 한비문학 신인문학상 수필부문수상으로 수필가 등단 ○한국한비문학회 회원 ●(사)대구여성단체협의회 제1회 서간문공모전 최우수상 수상(2003년 7월) ●대구광역시 수성문화원 제3회 고모령효축제공모전 입선(2011년 10월) ●월간 한비문학(통권80호) 신인문학상 수필부문 수상(2012년 8월) ●한비문학 제6회 한비신인대상 수필부문 수상(2012년 12월) ●LH-여성동아 공동에세이공모전 동상 수상(2013년 1월) ●매일신문 매일주간 지상백일장 수필 - 8회 게재 ①대보름달/②고교 동기회/③사진첩으로 맺어진 결혼/ ④위험한 에스컬레이터/⑤백두산 등척기/⑥어떤 만남/ ⑦헐티재 가는 길/⑧미영 베 ●매일신문 백열등의 추억- 수필“백열등으로 사과도둑 쫓기” 게재(2014.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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