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성인)푸른 숲 수필가·20100/청림·20100의 습작 시

[스크랩] (푸른 숲/20100습작 시-ㅁ)677.모림暮林

청림수필작가 2014. 11. 28. 15:23

신작시

677. 모림暮林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내 고향의 우거진 숲은

늘 누구를 기다리고 있다.

마치 시골 어머니가 탕아를 기다리듯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

 

평소에도 다소곳하면서

나무들이 숲을 이루어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숲을 이루어 종일 기다리다 지치지도 아니한 모양이다.

바람이 불면 소리 내어 같이 울어 주고,

아침이면 동네 아이들이 공부 하러 가는 길에 배웅도 해주고,

농부가 논밭갈이 하면 바람막이도 해주고,

낮이면 외가 찾아오는 손자들에게 길동무도 한다.

 

저녁이 나리고 해가 저물면

무한의 팔을 벌려 집 없는 온갖 새들을 품어 준다.

낮 동안 벌레 잡고, 저녁이면 품어 주는 모림暮林*은

아무 말도 없이, 대가도 없이 그저 품어 준다.

모림에는 고향 새들이 자기 집이듯 찾아 든다.

 

고향 모림은 어머니 품이다.

지친 날개 짓 하였던 새 뿐만이 아니고,

네 다리로 숨어 다니며 먹이 찾던 짐승들도 찾아 드네.

 

모림은 날짐승, 들짐승의 집이다.

누군가 일찍 잠이 든 새가 퍼덕이면

숲속의 모든 날·들짐승들이 쑤군대고 퍼덕이고,

조용히 하라고 미풍을 빌어 어머니 손길같이 타이른다.

 

(푸른 숲/20100. 20141128.)

*모림暮林 : 저녁때의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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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 온 사진)

 

 

 

 

 

 

 

 

 

 

 

 

 

 

 

출처 : 푸른 숲/20100(수필가 이영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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