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성인)푸른 숲 수필가·20100/청림·20100의 습작 시

[스크랩] (푸른 숲/20100습작 시-ㄷ)573.둑새풀

청림수필작가 2014. 8. 9. 11:50

신작시

573. 둑새풀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잡초 같은 인생이 되라고 누구는 호를 잡초라고 짓는다고,

그래봤자, 어디 사람이 잡초에게 이길 수나 있을라고.

잡초하면 내가 하도 골탕 먹어서,

그 이름도 잊지 못하는 둑새풀*이 있다네.

고향 경주에서는 독새풀이라고 한다네.

 

시골에서 자란 사람으로

둑새풀 만큼 싸움을 많이 한 사람이 어디 있으랴!

둑새풀은 두 해 살이 풀로서

지난 해 심어 둔 보리밭이나 논보리밭에서

악독한 생명으로 보리와 나를 괴롭힌 놈이기 때문에

기억하고 싶지 않은 날의 기억이라네.

 

둑새풀은 귀화식물로 냉이나 별꽃, 벼룩나물 따위와 들어와 산다네.

봄 비 내리면 둑새풀은 겁나게 자라네.

심어 놓은 보릿대보다 둑새풀이 득세를 하네.

논보리밭 매기를 시작하여야 한다네.

아버지, 어머니, 숙형, 형수, 계형, 셋째 누나, 나, 놉 세 사람 등

논보리밭 한 고랑씩 맡아 둑새풀 매기를 한다네.

이른 아침부터 논 보리밭을 매는데, 도대체 줄어들지가 않네.

보리밭은 잘 줄어들었는데,

논보리밭은 고랑에 보릿대보다 더 많은 둑새풀이 끼어 자라서

하나씩 골라 뽑아내기가 종일 논보리밭을 매도 줄어들지를 않네.

둑새풀 논보리밭 매기 싫어 신학문 공부를 시작하였네.

둑새풀은 정말 독새풀이다.

 

(푸른 숲/20100. 20140809.)

*둑새풀 : (식)포아풀과의 일년초 또는 월년 초. 논밭의 습지에 남. 잎은 선형임. 늦봄에 담록색 꽃이 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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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 온 사진)

 

 

 

 

 

 

 

 

출처 : 푸른 숲/20100(수필가 이영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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