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성인)푸른 숲 수필가·20100/청림·20100의 습작 시

[스크랩] (푸른 숲/20100습작 시-ㄷ)570.두름

청림수필작가 2014. 8. 6. 12:10

신작시

570. 두름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시골에 살면서 겪는 일들 중에

농산물을 수확하여 더 잘 마르게하기 위하거나

오래 두고 말려야 할 때 두름*을 엮는다.

 

두름 중에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 것은

시래기두름과 메주두름이 있다네.

 

시래기는 무 끝에 달렸던 무청을 끊어 모았다가

그냥 두면 썩기에 엮어야 한다.

무청을 고루 뜯어 두었다가 그 자른 면을 가지런히 쌓아 두고,

세 가닥 짚을 준비하여 몇 잎씩 모아 얹어놓고,

짚 한 가닥을 당기고, 가운데에 한 가닥을 넘기고,

나머지 한 가닥을 당겨서 엮어 나간다.

한 두름이 한 팔 반쯤 되도록 엮고 끝은 세끼를 꼬아서

매달 줄을 만든다.

 

시래기 한 두름씩 엮어 두고,

모두 엮었을 때 차례로 들고 나가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 걸어 두면

올 한 해 시래기농사가 끝이다.

 

가난한 시절 시래기는 양식을 늘여 먹는 수단이다.

시래기 한 두름 삶아서 참 솥에 뜨거운 밥과 깻묵 넣고

비비면 고소한 냄새가 천지를 진동하네.

시래기 비빔밥 한 그릇에 시래기국물 한 그릇, 총각김치로

한 끼의 성찬이 되고 마네.

 

(푸른 숲/20100. 20140806.)

*두름 : 물고기나 나물을 길게 엮은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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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푸른 숲/20100(수필가 이영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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