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성인)푸른 숲 수필가·20100/청림·20100의 습작 시
[스크랩] (푸른 숲/20100습작 시-ㄷ)569.두루마기
청림수필작가
2014. 8. 5. 12:15
신작시 |
569. 두루마기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어려서 어른들이 입는 두루마기*를
언제 입어보나 기다렸지.
백의민족 따르는 시골에서 흰 두루마기뿐이었네.
결혼 전 날에 마침내 흰 두루마기를 입고,
관례冠禮를 올리고,
신식 결혼식을 하고,
신혼여행을 갔다 왔고,
다시 두루마기를 입었네.
1974년 4월 20일에 결혼하려고,
혼수 하러 대구 서문시장엘 가기 전에
나의 어머니 당부는 다른 모든 것은 받지 말고,
두루마기 한 벌만 받아 오라고 하셨네.
혼수 날 장모 되시는 분에게
서문시장에서 어머님 말씀을 전했더니,
웃으시면서 명색이 결혼인데 어찌 그러누 하시면서
양복과 외투, 한복과 두루마기 그만 일습하고 말았네.
두루마기 입을 일이 없는 데,
아버지 첫 제사에 입으려고 내었는데,
동정이 망가져서 동정을 내자가 못 단다고 하네.
옛날 누나들 바느질 구경한 것 생각하면서
내가 직접 동정 달았네.
그날 입고 간 두루마기 동정이 유난히 빛이 나더이다.
(푸른 숲/20100. 20140805.)
*두루마기 : 외투처럼 생긴, 겉옷 위에 입는 한국 고유의 웃옷. 주의周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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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푸른 숲/20100(수필가 이영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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