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성인)푸른 숲 수필가·20100/청림·20100의 습작 시
[스크랩] (푸른 숲/20100습작 시-ㄷ)534.도랑
청림수필작가
2014. 6. 30. 12:40
신작시 |
534. 도랑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도랑* 치고 가재 잡는다.
비가 조금 많이 내리는 날이면
아버지는 도롱이에 삿갓 쓰고
가래 들고 논으로 나간다.
물꼬를 트고, 논에 도랑물 들어가는 것을 막는다.
도랑은 평소에 그냥 두었다가
꼭 장마 비가 올라치면 도랑치는 것에 신경 쓴다.
네 생일이 언제더냐?
예. 제 생일은 앞 도랑물 왈칵 내려간 날인데요.
언제 앞 도랑물이 왈칵 내려가는데?
그야 모르지요. 여름에 바람 불고 비가 많이 와 봐야 알겠지요?
그야 그렇기도 하겠지.
생일로는 차라리 양력 이월 서른 날이 낫겠다.
이월에 무슨 서른 날이 있어요.
평년에는 스무여드레고, 윤년이면 스무 아흐레 뿐인데.
우리 집 앞 도랑은 유명한 새보〔新洑〕아랫길로 물길이 흘러서
못에서 새우〔土蝦〕도 올라오고,
봄철 천렵을 시작하여 여름철 내내 잡어를 잡아 올린다.
호박씨, 붕어새끼, 미꾸리, 새우 등 소쿠리 째 잡아 올리면
도랑에 민물고기만 잡혀 드는 것이 아니네.
소금쟁이, 거머리, 다슬기, 물 방게 등이 섞여 잡히네.
우물가에서 분리하여 양은그릇에 모으면 다시 물로 헹구어
도랑에서 잡은 민물고기로 아버지 술안주 만들지.
(푸른 숲/20100. 20140630.)
*도랑 : 매우 좁고 작은 개울. (준)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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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 온 사진)
출처 : 푸른 숲/20100(수필가 이영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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