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성인)푸른 숲 수필가·20100/청림·20100의 습작 시
[스크랩] (푸른 숲/20100습작 시-ㄷ)523.대추
청림수필작가
2014. 6. 18. 11:32
신작시 |
523. 대추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양반이 사흘을 굶어도 대추* 한 알로 산다지.
어디 함부로 보리밥을 챙기랴.
양반은 겨울에 홑바지 입고도 어디 곁불에 불을 쪼이랴.
장작 알불을 화로에 담아 근엄하게 불 쪼이지.
고놈 몹쓸 놈 콧구멍에 대추씨 박을 놈이지.
정말 무서운 소리다.
사람 콧구멍에 대추씨를 박으면 숨이 막히지.
대추나무 한 그루를 사랑채 앞에 심어 두고,
외양간 황소 끌어내어 밧줄로 묶어 두면
황소가 기운 쓸려고 밧줄을 흔드네.
대추나무 자꾸 흔들림 받아 열매가 많이 열린다지.
시골 양반집 사랑채 앞에 대추나무 한 그루 심어둔 이유지.
대추나무 많이 심은 시골에서 도회지 일꾼이 필요해.
새벽 밥 먹고 대추 따러 나갔지.
대추나무 있는 바닥에 큰 포장지 깔아 놓고,
긴 활대로 대추나무를 후려갈기면
푸른 대추·붉은 대추알이 소낙비 오듯 흘러내린다.
우리는 무릎 꿇고 앉아
푸른 대추·붉은 대추알만 주워 담네.
하루 종일 주워 담아주고, 돌아 올 때 품삯은
대추 한 포대씩 받아 오네.
한 포대 받은 대추, 겨울 내내 달여 먹으니 감기할 줄 모르네.
(푸른 숲/20100. 20140618.)
*대추 : 대추나무의 열매. 빛이 붉고 달며 속에 단단한 씨가 있음.
-----------
(퍼 온 사진)
출처 : 푸른 숲/20100(수필가 이영백)
글쓴이 : 62seonsang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