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푸른 숲/20100습작 시)399.기하幾何
신작 시 |
399. 기하幾何
이영백
cafe.daum.net/purnsup
내가 읽은 글 중에 가장 기억이 남는 글은
우리나라 석학 중에 석학
양주동 박사*의 수필에 ‘몇 어찌’가 있다.
∼(중략)그러던 중, ‘처녀작’, ‘삼인칭’에 못지않은 참 기괴한 또 한 단어를 발견했는데, 그게 곧‘기하幾何’라는 것이다. ‘기하’의 ‘기’는 ‘몇’이라는 뜻이요, ‘하’는 ‘어찌’란 뜻의 글자임이야 어찌 모르랴만, 이 두 글자로 이루어진 ‘기하’란 말의 뜻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기하’라? ‘몇 어찌’라니?
이후 수업시간에 질문하여 답을 얻었다네.
∼(중략)영어의 ‘지오메트리(측지학)’를, 중국 명나라 말기의 서광계가 중국어로 옮길 때, 이 말에서 ‘지오(땅)’를 따서 ‘지허(기하)의 중국음’으로 음역한 것인데, 이를 우리 한자음을 따라 ‘기하’라 하게 된 것이라고.(중략)
스스로 우리나라 국보라 할 만한 박학다식博學多識하신 분이었다네.
한문漢文만 배우다가 중학교에 들어와서 신기한 것을
잊지 아니하고 이렇게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는 글까지 남겨 주시다니
정말 반가우신 분이다. 기하幾何가 몇 어찌?
우리들은 기하학幾何學를 배웠으면서 의문도 없이 배우기만 하였네.
(푸른 숲/20100. 20140214.)
*기하幾何 : ①얼마. ②(수)기하학(=물건의 형상·크기·위치 그 밖의 일반 공간에 관한 성질을 연구하는 수학의 한 부분.)
*양주동 박사(梁柱東, 1903.6.24~1977. 시인·국문학자. 호는 무애无涯).
*서광계(徐光啓:1562.4.24∼1633.11.8) : 중국 명나라 정치가.
(퍼 온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