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성인)푸른 숲 수필가·20100/청림·20100의 습작 시
[스크랩] (푸른 숲/20100습작 시)235.고개
청림수필작가
2013. 9. 2. 12:01
신작 시 |
235. 고개
이영백
cheonglim03@hanmail.net
그 옛날에 보릿고개를 넘어야 또, 한 해를 산다고 했네.
고개* 고개를 넘어서 나의 집을 찾는다.
저 산, 고개 너머에 누가 살고 있을까?
어렸을 때의 나만이 가진 話頭화두였든가?
고개의 마루턱이 고개턱.
고개를 넘는 가파른 길이 고개티.
고개를 넘는 길이 고갯길.
고개의 힘이 고갯심.
고갯짓으로 맞추는 장단이 고갯장단.
고개를 흔들거나 끄덕이는 짓이 고갯짓.
산토끼 노래에
“산 고개, 고개를 나 혼자 넘어서…….”
산 속 고개는 토끼가 겨우 다니던 길인데도
용케 사람이 토끼 길을 헤집고 다녔다.
당시 토끼길이 아스팔트가 놓이고
산업도로가 되고, 고속도로가 되었네.
상전벽해가 무색하게 발전하는 우리나라
산 속에 길나고 고개를 넘지 않아도
고갯길이 사라지고, 빨리 치닫는 도로가 되었네.
아무도 이렇게 변할 줄 몰랐네.
고갯길이 사라지고 모든 길은 서울로, 서울로 향하네.
(푸른 숲/20100. 20130902.)
*고개 : ①목의 뒷등. ②산·언덕을 넘어 다니게 된 비탈진 곳.
출처 : 푸른 숲/20100
글쓴이 : 62seonsang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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