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성인)푸른 숲 수필가·20100/청림·20100의 습작 시

[스크랩] (푸른 숲/20100습작 시)186.개사초改莎草

청림수필작가 2013. 7. 15. 10:05

신작 시

186. 개사초改莎草

이영백

cheonglim03@hanmail.net

 

오늘도 경주고분을 둘러 고향을 본다.

시조와 선대의 무덤을 둘러본다.

아니 무덤을 거리를 두고

저만치에서 바라 다 본다.

 

어린 날 고분에서 잔디미끄럼 탔던

몰지각에서 후회를 한다.

벗어진 고분에 잔디를 다시 입힌다.

개사초改莎草*를 한다.

 

오늘도 선대의 무덤을 본다.

고향의 선대 무덤을 본다.

저만치서 바라 다 본다.

음지에 햇빛을 못 봐 잔디가 죽어 간다.

함부로 나뭇가지를 자를 수도 없어

그저 그늘 속에 쓸쓸히 뉘여 있을 뿐이다.

금년 합동 성묘 벌초 때에는 반드시

개사초를 하여야겠다.

 

오늘도 내가 누울 자리를 본다.

고향 언덕에 작은 나의 수목장樹木葬을 본다.

후손들이 바쁜 후손들이

앞 세대만큼 무덤을 돌보아 주지 못할 것이다.

그저 시대를 따라 수목장 생각을 한다.

그러면 개사초가 없어지려 나 그것이 걱정이다.

 

(푸른 숲/20100. 20130715.)

*개사초改莎草 : 무덤의 떼를 갈아입힘.

출처 : 푸른 숲/20100
글쓴이 : 62seonsang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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