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성인)푸른 숲 수필가·20100/청림·20100의 습작 시

[스크랩] (푸른 숲/20100습작 시)95.가피

청림수필작가 2013. 4. 14. 13:22

신작 시

95. 가피痂皮

이영백

cheonglim03@hanmail.net

 

서당에 붓 들고 붓글씨 쓸 때

처음 붓 들었을 때

떨림과 두려움으로

내리 그은 선이 짧아서

마음은 급해서 그만 가필加筆하고서

가피痂皮*를 만들고 말았네.

 

훈장 왈 한 번 붓 들고 쓰면서

가필하면 개 필이 된다고

한 번 들고 쓴 글씨에는

목에 칼이 들어와도

가필하지 말라던 그 당부가 지금도 생각난다.

 

세상사 모두 잘 될 것이라고 노력하고

노력해서

겨우 이룬 일이

공든 탑이 무너질 때

이유 없이 다시 시작하면 될 것을

꼭 쓸데없는 췌사贅辭로 가피를 만들었네.

 

긁어 부스럼 만든 이.

뭐라고 변명이라도 해줄 것인가?

 

(푸른 숲/20100. 20130414.)

------

*가피痂皮 : 부스럼 딱지.

출처 : 푸른 숲/20100
글쓴이 : 62seonsang 원글보기
메모 :